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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27) 해저드가 없는 골프장?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어두울수록 눈물 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 한다

- 이해인의 시 <길 위에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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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드가 없는 골프장?


우리는 매일 인생길을 걷습니다,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나를 만들어가는 내 삶입니다. 슬픔은 작고 기쁨은 크고, 고통은 빼고 평온함은 더하고, 사랑은 많고 이별은 적고, 불행은 멀리하고 행복은 가까이하고 우리의 삶이 그럴 수는 없겠지요. 오비도 해저드도 벙커도 모두 나만의 골프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입니다. 환희도 좌절도 일탈도 함정도 손을 더럽히는 일도 더러워진 손을 씻는 일도 모두 내가 되기에 없어서는 안 될 일들입니다. 화분의 꽃도 아름답긴 하지만 고속도로 주변 도무지 식물이 자랄 것 같지 않은 시멘트 틈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가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 이룬 스코어가 더 값진 까닭입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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