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헌의 골통일기] (23) 골프의 종류
그는 창문으로 가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는 그 아름다움을 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흔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 “지금 하늘이 잠들어 있는 인류를 위해 펼쳐놓은 이 숭고한 광경을 보고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산책을 나가거나 극장에서 몰려나오는 사람들이 잠시 고개를 들어 머리 위에서 빛을 발하는 찬란한 별자리를 감상하는 데 무슨 돈이 들까?”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않는 이유는 전에 그렇게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우주가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습관에 빠져 있다. 실제로 그들의 우주는 그들의 기대에 적당히 맞추어져 있다.

-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중에서

이미지중앙

골프의 종류


매일 우리가 걸어 다니는 이 길도 아무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는 거리의 풍경도 외국인이 와서 보면 이국적인 풍경이고 한국의 신비를 얘기할 소재일 수 있습니다. 빨간 자동차를 사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세상에 언제 그리 빨간 자동차가 많았는가 싶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온통 자전거로 가득합니다.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의 10분의 1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는데 어디에 마음이 가는가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것도 너무 당연합니다.

스코어에 마음이 가면 ‘스코어 골프’가 되고 스윙의 완성에 집착하면 ‘스윙 골프’ 동반자나 캐디에게 마음이 가버리면 내 골프가 아니고 ‘타인의 골프’가 됩니다. 골프장이 좋으니 나쁘니 투덜거리기 시작하면 골프가 아니라 골프장이 중심에 서버리고, 뭉게구름 푸른 하늘을 보면 ‘하늘 골프’, 나무그늘에서 서늘한 바람을 느끼면 ‘바람 골프’, 한여름의 진한 풀 내음에 마음이 가면 ‘풀 향기 골프’…. 골프의 종류는 참 많기도 합니다.

삶의 어느 한 모퉁이라도 한 꺼풀만 들치고 들어가면 신비한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아무리 사소한 일상의 순간이라도 삶의 숭고함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삶이 그러하듯 어떤 골프를 할지는 완전히 우리의 선택일 뿐입니다.

어떤 골프를 하시렵니까?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