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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CL] 극적인 역전승, 이가 없어 잇몸으로 이긴 바르샤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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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는 루이스 수아레즈. 사진=uefa.com

메시도 없다. 하피냐도 없다. 징계로 인해 영입한 선수도 못쓴다. 그래도 바르샤는 강하다.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가 30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바이얼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주축선수들의 이탈과 레버쿠젠의 강력한 압박에 경기 내내 고전했지만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연달아 골을 성공시키며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달성하게 되었다.

최근 바르샤의 상황의 첩첩산중이었다. FIFA 징계로 인해 투란, 비달 등 영입한 선수들을 활용할 수 없는데다가 메시, 하피냐 등 주축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면서 선수 활용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어쩔 수 없이 유스 선수들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들로 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감당하기는 벅찼다. 최근 리그 경기에서는 셀타비고에서 1-4로 크게 패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주전선수들이 휴식없이 풀로 가동되다보니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게다가 레버쿠젠이 라인을 올린 채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면서 바르샤 특유의 티키타카를 선보이지 못하도록 대처했다. 그동안 바르샤를 상대하던 팀들이 수비적인 태세를 갖췄던 것과는 달리 레버쿠젠이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자 세계 최고라는 바르샤 선수들도 당황하기 일쑤였다.

선제골 역시 레버쿠젠의 몫이었다. 전반 22분 코너킥에서 하칸 찰하노글루가 올린 크로스를 파파도폴로스가 헤딩슛으로 연결시켰다. 찰하노글루의 킥이 워낙 날카로웠고 파파도폴로스의 센스있는 헤딩 역시 만점이었다. 여기에 파파도폴로스를 마크하던 수아레즈와 마티유의 수비가 부실했고 골키퍼 슈테켄 역시 위치선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실점의 원인이 되었다. 실점 직후 수아레즈와 슈테켄 골키퍼가 잠시 언쟁을 벌이기까지 했다. 일명 ‘행복셀로나’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실점 이후 바르샤는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여전히 패스미스가 잦았다. 특히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마티유가 빌드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라키티치-이니에스타 조합도 레버쿠젠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했다. 산드로와 네이마르가 결정적인 찬스를 몇 차례 맞기는 했지만 이마저 레노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바르샤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5분 ‘캡틴’ 이니에스타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메시와 하피냐가 이미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던 이니에스타마저 이탈하게 된 것은 바르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허겁지겁 호르디 알바, 세르지 로베르토, 무니르 엘 하다디를 투입했지만 기대는 크지 않았다. 호르디 알바는 월드클래스로 분류되는 선수지만 나머지 두 선수는 유스출신 선수로 성인무대에서의 활약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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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 세르지 로베르토(좌). 사진=uefa.com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로베르토가 투입된 이후 바르샤의 중원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무니르 역시 폭 넓은 움직임을 통해 공수에서 패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중앙만 고집하던 바르샤의 공격루트가 교체선수들로 인해 측면으로 넓혀지는 효과를 맛본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던 두 선수는 결국 반전의 주역이 되었다. 후반 35분 호르디 알바의 낮은 크로스를 무니르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켰고, 레노 골키퍼가 선방했지만 흐르는 볼을 로베르토가 재차 슈팅으로 가져가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80분 동안 터지지 않던 골이 어린 두 선수에 의해 그 빛을 보게 되었다.

한 번 분위기를 탄 바르샤는 역시 강팀이었다. 동점골이 터지고 1분 뒤 곧바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이번에는 수아레즈가 그 주인공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무니르가 수비를 벗겨내고 비어있는 수아레즈에게 패스를 내주었고, 수아레즈는 지체없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며 원더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내내 엄청난 선방을 보여주던 레노 골키퍼도 손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수아레즈의 슈팅도 일품이었지만 그 전에 무니르가 보여준 개인기와 시야는 감탄을 자아냈다.

두 경기 만에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신고한 바르샤는 조 1위에 오르게 되었다. 최근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메시, 하피냐에 이어 이니에스타까지 부상으로 빠지게 된 부분을 엔리케 감독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더 두고 봐야 된다. 레버쿠젠 전에서 맹활약한 유스 선수들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귀추가 주목된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결과(30일)
FC바르셀로나 2-1 바이얼 레버쿠젠
아스널 2-3 올림피아코스
FC포르투
2-1 첼시
바이에른 뮌헨 5-0 자그레브
마카비 0-2 디나모키예프
올림피크 리옹 0-1 발렌시아
바테 보리소프 3-2 AS로마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2-1 KAA헨트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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