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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정대세와 에닝요… 선두권 싸움의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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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와 에닝요의 공백을 수원과 전북이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의 최대 비보가 아닌가 싶다.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정대세와 에닝요가 리그를 떠나게 됐다.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들이다. 빅클럽 수원과 전북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두 선수의 갑작스런 이탈은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먼저 이별소식을 알려온 것은 ‘인민 루니’ 정대세였다. 정대세는 수원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원톱자리에서 완벽 그 자체를 보여줬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19경기에 나서 6골-5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염기훈과 뛰어난 콤비네이션을 보여주며 팬들로부터 ‘염대세’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그만큼 수원에서 정대세의 위치는 생각 그 이상이다.

이러한 활약이 오히려 정대세가 떠나게 된 계기가 되어 버렸다. 정대세는 J리그 팀의 타깃이 되었고 그 중 가장 적극적이었던 최하위 시미즈 S펄스가 인민 루니를 차지하게 됐다. 연봉 6억 원. 언뜻 보면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이지만 현재 정대세가 받고 있는 액수에 2배가량 된다. 더군다나 일본은 정대세가 태어나고 축구선수로 성장한 곳이다. 분명히 일본에 대한 향수가 있었을 것이다. 수원에 대한 애정이 짙은 정대세였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정대세가 뛰어난 활약으로 인해 팀을 떠나게 됐다면 에닝요는 반대다. 전북에 대한 애정 하나로 막대한 금전을 포기하고 1년 만에 다시 돌아왔던 에닝요는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정교한 킥과 센스있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전북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에닝요가 전북을 아시아 최강으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기대와는 달리 에닝요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여전히 순간순간 보여주는 센스와 킥은 날카롭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그의 나이 34세. 측면 미드필더로서는 기량이 쇠퇴할 수밖에 없는 나이다. 세월의 벽에 에닝요도 피해가지 못했고 전북의 경기력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17경기에 나서 1골-2도움. 분명히 에닝요를 형용하기에는 부족한 기록이다.

물론 부진한 성적에도 에닝요를 비난한 팬들은 많지 않았다. 워낙 팀을 상징하는 선수인데다가 전북을 사랑하는 마음이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점도 에닝요가 여전히 사랑받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에닝요 본인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굉장한 실망을 느꼈다. 더 이상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자 결국 팀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타팀으로의 이적이 아닌 단순한 계약해지. 끝까지 팀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이별이다.

두 선수의 갑작스런 이별에 팬들은 완강한 반대의사를 표출했다. 수원팬들은 정대세의 이적을 막기 위해 각종 SNS를 통해 정대세의 연봉을 모금하자는 의견을 내세웠다. 정대세가 이적할 경우 더 이상 수원을 응원하지 않는다는 팬들도 있었다. 전북팬들 역시 SNS와 댓글을 통해 에닝요에 대한 감사함과 떠나지 말라는 의견이 오갔다.

정대세와 에닝요의 공백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선두권 싸움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카이오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대세의 이탈은 너무나 뼈아프다. 중국 2부리그로 임대된 하태균의 조기 복귀와 아시아 쿼터제를 활용해 다다나리 리(이충성)를 영입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팀에 곧바로 녹아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북 역시 레오나르도라는 걸출한 측면 미드필더가 존재하지만 혼자서 모든 경기를 감당할 수 없다.

현재 승점 7점차이로 박빙의 선두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대세와 에닝요의 이탈은 분명히 큰 변수로 느껴진다. 이제 다음 주부터 K리그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간다. 이 기간 안에 서정원 감독과 최강희 감독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두 감독 중 누가 더 좋은 대응책을 마련하느냐가 K리그의 왕좌를 가리는 데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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