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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5일] 한국A팀 , 러시아 꺾고 기적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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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A팀이 러시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잠실)=김유미 기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적이 연출됐다. 한국A팀이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KCC와 함께하는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96-9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러시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한국A팀은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이라는 무기를 장착하게 되었다.

한국B팀이 3가드 시스템으로 러시아를 상대한 것과 달리 한국A팀은 장신 포워드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재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195cm가 넘는 장신들로 러시아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겠다는 전략이었다. 러시아도 역시 안드레이 데샤트니코프(21 220cm)와 알렉산드르 구드막(22 203cm)을 모두 선발로 내세우며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

우승을 다투는 팀들 간의 맞대결답게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러시아가 먼저 구드막과 데샤트니코프의 높이를 활용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가공할만한 높이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A팀도 이에 지지 않고 이재도(24 KT)와 최준용(21 연세대)의 3점포를 활용해 맞불을 놨다. 이승현(23 오리온스)은 러시아 선수들을 상대로도 과감하게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팽팽하던 흐름이 이어지던 중 한국A팀에 뜻밖의 불운이 닥쳤다.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문성곤(22 고려대)이 레이업을 시도하던 중 상대선수와 부딪히며 발목부상을 당한 것이다. 문성곤은 큰 비명소리와 함께 곧바로 들것에 실려 나갔다. 대인방어와 지역방어에서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문성곤의 부재는 분명히 큰 타격이었다.

문성곤이 부상으로 빠지자 이민현 감독은 곧바로 수비형태를 대인방어에서 2-3 지역방어로 바꿨다. 다른 선수들로 문성곤의 개인 수비능력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갑작스런 변화에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다행히도 한국A팀은 지역방어도 무난히 수행하며 러시아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공격에서도 강상재(21 고려대)와 허웅(22 동부)의 연속 득점이 터지면서 한국A팀이 36-35로 1점 앞선 채 2쿼터가 끝났다.

3쿼터에 들어서면서 러시아의 기세가 점차 올라갔다. 코몰로프(22 194cm)가 3점슛을 성공한데 이어 바리노프까지 득점행진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체력소모로 인해 수비가 느슨해진 탓이었다. 박스아웃도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러시아에게 공격 리바운드도 다수 허용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자 공격에서도 샷 클락에 쫓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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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근이 덩크를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잠실)=김유미 기자

위기 속에 시작된 4쿼터에서 한국A팀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정효근(22 전자랜드)이 3점슛 2방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올코트 프레싱으로 인해 러시아의 턴오버가 증가했다. 이어서 강상재의 자유투로 동점을 만든 한국은 이재도의 결정적인 3점슛까지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정효근의 자유투 2샷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데니스 자카로프(22 193cm)의 3점슛이 터지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가게 됐다.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이동엽(21 고려대)과 강상재의 미들슛이 연달아 터진 데 이어 이재도가 자신의 장기인 돌파를 활용해 뱅크슛을 성공시키며 앞서 나갔다. 여기에 종료 18초 전 정효근이 결정적인 블록슛을 성공시키며 다시 한 번 승기를 잡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안티포프(24 202cm)의 3점이 터지는 등 다시 러시아가 동점을 만들면서 2차 연장까지 가게 되었다.

러시아를 잡겠다는 한국A팀의 의지는 강렬했다. 정효근이 자신감있는 포스트업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곧바로 스틸에 이은 덩크슛을 터트렸다. 러시아는 코몰로프의 3점슛이 림을 빗나가면서 반칙작전에 나섰고 정효근이 이어진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경기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정효근은 4쿼터와 연장에만 15점을 몰아치는 등 더블더블(15점-10리바운드)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1등공신이 되었고, 최준용과 이승현은 각각 21점과 16점으로 여전한 활약을 펼쳤다. 러시아는 구드막이 17점-15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팀의 3점슛 성공률이 26%에 그치는 바람에 다잡은 우승을 놓치게 되었다.

지난 U대회 챔피언인 러시아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 농구를 주름 잡는 팀이다. 신체조건에서 많이 열세를 보이지만 한국A팀은 조직력과 수비를 통해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쾌거를 이룬 한국농구가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농구팬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헤럴드스포츠(잠실)=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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