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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6일] 축구 한일전 패배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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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력봉 기자] 15일 송파여성축구장에서 열린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시각장애축구 전맹 부문(B1) 한국과 일본의 1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곽창현(왼쪽)과 로테르토 이즈미 사사키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15일 송파여성축구장에서는 2015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축구 전맹 부문(B1) 한국과 일본의 1조 예선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장은 한일전답게 양국 응원단으로 꽉 찼다. 곳곳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관중들이 보였고, 일본의 원정응원단도 경기 내내 뜨겁게 응원했다.

이날 한국의 이대원 감독은 전반전부터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왔다. 장영준과 이병희를 전진배치 시킨 것. 하지만 아직 몸이 덜 풀린 개최국 한국은 이내 일본에 주도권을 내줬다. 한국은 패스가 좀처럼 연결되지 않은데 반해, 일본은 패스와 드리블 모두를 적절히 활용했다. 결국 후반 5분, 토모나리 쿠로다가 왼발 슈팅으로 선취골을 뽑았고, 같은 위치에서 두 번째 골까지 넣었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한국의 0-2 패배.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1승 3패로 1조 4위를 기록, 16일 같은 구장에서 2조 4위 러시아와 7~8위 결정전을 갖는다.

특유의 국민감정 탓일까, 한국 관중은 일본에게 졌다며 아쉬워했다. 투덜대는 관중도 여럿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경기의 일부만 본 것이다. 경기장 밖에서 한국은 이미 일본에 더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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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력봉 기자] 한국의 골키퍼 황태구가 두 번째 실점을 한 후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경기 후 신현영 한국 코치를 만났다. 그는 골대 뒤에서 선수들에게 방향과 위치를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각종 대표자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외교적인 부분도 신경 쓰고 있다. 신 코치는 “오늘 경기는 현재 한국 시각장애축구의 인프라 부족이 응축돼 나타난 경기”라고 평가했다.

“현재 일본은 축구협회차원에서 시각장애축구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축구협회와 연계된 일본의 한 기업은 선수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 역시 실업 팀이 7개나 된다. 중국 정부는 2008 베이징 패럴림픽을 대비해 브라질 코치를 데려오는 등 시각장애축구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중국 시각장애축구의 수준은 무섭게 향상돼 아시아 1위, 세계 3~4위권까지 도달했다.”

신현영 코치는 “선수들이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야 운동을 잘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현재 한국 시각장애축구 환경은 너무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위해 40여 일 가량 합숙훈련을 했을 뿐, 그 전에는 선수들이 각자의 생업으로 몸이 망가져 있었다. 보통 선수들의 직업은 안마사다. 안마사는 주로 밤에 일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생체리듬이 깨져 몸이 상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축구를 꺼린다. 맹학교에서도 축구를 추천하지 않고, 부모님들 역시 시키려하지 않는다. 신 코치는 “축구를 하면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세대교체는 먼 나라 이야기다”라며 하소연했다.

현재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 부족이다. 시각장애축구팀은 전국 10여 개뿐이다. 이마저 수도권과 지방 팀의 격차가 심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대표 차출에도 애를 먹는 다. 이번 대회도 대표 팀 엔트리는 고작 5명이었다(일본은 10명). 신 코치는 “뽑을 선수가 없어서…”라며 말을 흐렸다.

라이벌 일본에게 졌다. 경기도 졌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크게 뒤져 있는 것이 더 안타깝다. “지원이 절실하다”는 대표 팀 코치의 말에서 0-2 패배보다 더 큰 낙담이 느껴졌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15일 시각장애축구(B1) 예선 경기결과
1조
한국 0-2 일본
영국 8-0 그루지야

2조
러시아 0-2 스페인
터키 0-2 아르헨티나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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