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방심이 결국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유벤투스가 6일(한국시간)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UA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마드리드(이하 레알)와의 경기에서 모라타와 테베스의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었다. 최근 홈에서 레알을 상대로 최근 5경기 연속이었던 무패 기록을 6경기로 늘리며 결승진출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되었다.

양 팀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나란히 투톱을 들고 나왔다. 홈팀인 유벤투스는 세리에A 4연속 우승의 선봉장이었던 테베즈와 모라타를 나란히 배치하며 조직적인 플레이를 노린 반면 유벤투스는 벤제마의 부상 결장으로 인해 호날두와 베일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득점력이 출중한 호날두와 베일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안첼로티 감독의 방편이었다. 또한 유럽 최고로 손꼽히는 유벤투스의 센터백 라인을 공략하기 위해 호날두와 베일의 엄청난 스피드를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존의 조합을 내세웠던 유벤투스의 완승이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테베즈-모라타 라인은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니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오히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유벤투스가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두 공격수의 힘이 컸다. 조직적인 전방압박으로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도하는 모습이었고 이로 인해 레알은 빌드업 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적극적인 몸놀림이 골로 연결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취점 주인공은 '믿고 쓰는 레알산' 알바로 모라타였다. 전반 8분 마르키시오가 패널티박스 쪽으로 침투하던 테베즈엑 킬 패스를 넣어줬고 테베스는 이를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곧바로 쇄도하던 모라타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취점을 올렸다. 마르키시오의 킬 패스, 테베즈의 슈팅 그리고 모라타의 집중력이 한 데 어우러진 완벽한 골이었다.

유벤투스표 창의 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2분 하프라인 아래쪽부터 치고 올라오던 테베즈는 결국 패널티박스 안쪽까지 드리블을 이어갔고 결국 카르바할의 반칙을 얻어내며 패널티킥을 만들었다. 테베즈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원맨쇼였다. 직접 PK 키커로 나선 테베즈는 과감하게 중앙으로 차 넣으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1골-1도움의 완벽한 활약이었다.

반면 강력한 공격력을 기대했던 호날두-베일 조합은 신통치 않았다. 유벤투스 수비진들이 패널티 박스 안쪽까지 내려오면서 뒷 공간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유형이 아닌 두 선수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베일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피를로를 적절히 봉쇄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공격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고 호날두는 동점골을 성공시키기는 했지만 활동반경이 극히 최전방에만 치우치며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 실점을 한 이후 레알은 치차리토를 투입하며 4-3-3 전형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유벤투스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득점기회를 창출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벤제마의 부상공백이 너무 뼈저리게 느껴지는 경기였다. 보누치와 키엘리니가 이끄는 중앙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측면수비의 무게감은 떨어지는 유벤투스였기에 벤제마가 중심에 서고 양 쪽에서 호날두와 베일이 흔드는 형태가 가능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안첼로티 감독 입장에서는 벤제마의 부상공백을 핑계로 삼을 수 있겟으나 어찌 되었든 간에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4강 조 추첨 결과가 나왔을 때 회심의 미소를 지었던 레알이지만 수비력과 공격력에서 모두 밀리는 결과가 초래됐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릴 2차전도 역시나 관건은 공격력이다. 유벤투스가 다시 한 번 위력적인 창을 뽐낼지 아니면 레알이 ‘패자의 역습’을 진행할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결과
유벤투스 2-1 레알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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