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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CL 8강] 작심하고 나온 레알과 그 위에 있던 오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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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이브를 보여준 얀 오블락. 사진=챔피언스리그 트위터

이번 시즌에만 벌써 7번째 펼쳐지는 마드리드 더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또 승리에 실패했다.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15일(한국시간) 비센테 칼데론에서 펼쳐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와의 경기에서 득점없이 0-0으로 비겼다. 레알을 또다시 ATM 전 승리에 실패하면서 징크스 탈출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레알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 2무 4패로 ATM에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게다가 가장 최근에 펼쳐졌던 대결에서는 0-4로 완패를 당했다. 당시에 주요 선수들의 부상공백이 있었다고는 하나 4골 차의 완패는 치욕적일 수밖에 없었다.

굳은 의지가 반영되는 듯 경기는 레알이 주도했다. BBC라인의 전방압박이 빛을 발했다. 경기내내 ATM 수비진들을 압박하며 수비실수를 유도했다. ATM은 레알의 강력한 전방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자연스레 수비진들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 유지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안첼로티 감독이 ATM 타파에 대한 숙제를 완벽히 푸는 듯 보였다.

레알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 되었지만 정작 중요한 골은 터지지 않았다. ATM에는 레알 선수들보다 더 작심한 듯한 얀 오블락이 버티고 있었다. 본래 No.2 골키퍼였던 오블락은 지난 레버쿠젠과의 UCL 16강 2차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모야를 대신에 투입된 이후 주전 골키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레버쿠젠 전 승부차기에서 찰하노글루의 킥을 선방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이후 리그 경기에서도 4경기 동안 단 2실점만을 내주었다.

이번 마드리드 더비를 통해 주전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오블락의 다짐이 경기력으로 고스란히 반영됐다. 오블락은 전반 3분 만에 가레스 베일과 1대1 위기를 맞았으나 엄청난 반사 신경을 보여주며 슈팅을 막아냈다. 자칫하다가 조기 실점으로 인해 경기가 레알 쪽으로 기울 수 있던 위기를 막아내는 완벽한 세이브였다.

ATM이 라인을 내리고 완전히 수비태세를 갖추자 레알은 무리해서 패널티박스로 들어가기 보다는 중거리슛으로 공격루트를 바꿨다. 선수들의 킥도 매우 좋았다. 다만 오블락의 컨디션이 한 수 위였다. 킥에 일가견이 있는 호날두, 베일, 하메스의 중거리 슈팅을 모조리 막아냈다. 특히 전반 36분 하메스의 왼발 아웃프런트 킥을 선방한 것은 단연 압권이었다. 이날 오블락의 세이브 숫자는 무려 8개. 반응속도뿐만 아니라 핸들링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탓에 레알 공격수들은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오블락의 선방은 ATM의 경기력 향상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 레알이 지난 엘클라시코 때와 마찬가지로 전반에 지나치게 오버페이스를 한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임이 점차 둔해졌다. 넣을 수 있는 찬스를 못 넣었다는 심리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한 듯 보였다. 후반 막판 페르난도 토레스가 투입되면서 ATM이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슈팅이 번번히 수비벽에 막혔고 카시야스의 선방이 더해지면서 결국 경기는 승부를 가리지 못하게 되었다.

원정경기에서 패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수확을 거뒀지만 분명히 레알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전의 경기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며 ATM 특유의 두 줄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했지만 오블락까지는 뚫지 못했다. 득점에 실패하며 홈에서 치러지는 2차전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과연 레알이 2차전에서는 득점에 성공하며 ATM 징크스를 탈출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오는 23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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