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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승포’ 김재환-‘쐐기타’ 구자욱, 두 새내기 1루수의 잊을 수 없는 1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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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좌)과 구자욱(우)이 '한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김재환(두산)과 구자욱(삼성)이 날카로운 한방으로 잊을 수 없는 개막전을 치렀다.

김재환과 구자욱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많은 야구팬에게 낯선 이름이었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에 2차 1라운드 4순위로 지명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7년 동안 통산 109경기 타율 0.221 6홈런 22타점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주 포지션은 포수지만 양의지-최재훈과의 주전경쟁에 밀리며 출장기회가 크게 줄었다. 2010년 상무 소속으로 뛰었던 퓨처스 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만 두 번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타격재능 갖추고 있기에 1루수-외야수로 간간이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구자욱은 2012년 삼성 2라운드 12순위로 입단한 이후 단 한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주 포지션인 3루에 박석민이라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2시즌을 마치고 바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박치왕 상무감독은 구자욱의 타격능력을 살리고 수비부담을 줄이기 위해 1루수와 외야수를 권유했다. 지난해 퓨처스 리그에서 타율 0.357(남부리그 1위) 3홈런 48타점 27도루 출루율 0.447 장타율 0.502로 인상적인 기록을 남긴 뒤 올해 삼성으로 돌아왔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키 플레이어로 손꼽혔다. 김재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수 전향을 선언했다. 두산의 1루를 지키던 칸투가 팀을 떠나며 공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스프링 캠프에서 “(김)재환이가 1루수 경쟁에서 앞선다. 지난해 활약도 있고 타석에서 컨택 능력 등 재능이 뛰어나다.”라는 평가와 함께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안정적인 1루수비와 타율 0.308 1타점 3득점의 준수한 타격으로 주전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구자욱은 상무에서의 성장세를 삼성에서도 보여줬다.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 동안 타율 0.474(38타수 18안타) 2홈런 6타점 4도루로 놀라운 성적을 남겼고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93, 2홈런 7타점 2도루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다. 거기에 지난해 12월 무릎 수술을 받은 채태인의 몸 상태가 아직 정상궤도에 올라오지 않아 퓨처스 리그에 시즌을 시작한다. 공석이 된 1루는 자연스레 구자욱의 몫이 되었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에게는 기회다. 만약 구자욱이 찾아 온 기회를 잡으면 나는 계속 (구자욱으로) 간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두 새내기 1루수는 28일 중요한 상황에서 한방을 터트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재환은 잠실 NC전에 8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승부를 뒤집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두산은 경기 초반 NC에 4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4회 3점을 따라 붙은 뒤 5회 김현수의 우월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6회 김재환이 선두타자로 들어섰다. 1군 데뷔전에 나선 좌완 임정호에게 0-2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가운데로 몰린 132km 슬라이더를 거침없이 잡아당겨 역전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김재환은 현재 8번 타순이 제 격이다. 타율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감 있는 스윙을 했으면 좋겠다”라던 김태형 감독의 의중에 딱 맞는 플레이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홈런포를 시작으로 6회 2점, 8회 2점을 추가하며 NC에게 9-4 역전승을 거뒀다.

구자욱은 28일 대구 SK전에 6번 타자-1루수 출장해 데뷔 첫 안타를 2타점 2루타로 장식했다. 2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구자욱은 2-0으로 앞선 3회 1사 2,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지난해 승률 0.900(9승 1패)을 기록한 벤와트였기에 삼성으로서는 초반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초구부터 구자욱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타구는 우측 펜스 최상단을 맞고 떨어졌고 모든 주자가 편안하게 홈을 밟았다. 브라운이 빠른 펜스플레이를 했지만 구자욱은 빠른 발로 2루에 안착했다. 벤와트는 단 4이닝만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삼성은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SK에게 6-1 승리를 거뒀다.

두 새내기 1루수는 첫 경기에서 단 1안타만 기록했다. 하지만 그 1안타는 팀을 승리로 이끌고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남긴 잊을 수 없는 안타였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notimeover]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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