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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킬 앤 하이드’ 같았던 삼성 피가로의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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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 피가로(삼성)가 한국 야구 데뷔전을 치뤘다.


삼성 피가로가 데뷔전에서 두 얼굴의 피칭을 선보였다.

피가로는 일본으로 떠난 밴덴헐크를 이을 ‘1선발 후보’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150km 초중반에 형성되는 빠른 공과 이를 빛내줄 130km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가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구와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며 2011,2012시즌 오릭스에서 활동해 동양야구 경험도 있다.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승엽을 통해 한국 야구와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릭 밴덴헐크만큼 해주지 않겠나.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높은 기대심을 보였다.

피가로는 데뷔전에서 ‘지킬 앤 하이드’처럼 들쑥날쑥한 피칭으로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13일 포항 LG전에서 85구를 던지며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 6탈삼진 4사구 5개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이 보름여 남은 시점임에도 최고구속은 155km에 달했다.

피가로의 ‘하이드’적인 모습은 들쑥날쑥한 제구에서 볼 수 있었다. 5이닝 동안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고 삼자범퇴는 단 한번뿐이었다. 1회초 2사 후 박용택에게 가운데 몰린 실투를 던지며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3회초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1,2루 위기를 자초한 뒤 대타 이병규(9번)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으며 추가점을 내줬다. 종종 심판 머리 위로 150km 속구를 던지는 모습도 보였다.

‘하이드 피가로’ 지켜준 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가진 ‘지킬 피가로’였다. 2회초 선두타자 이진영을 볼카운트 2-2까지 몰아넣은 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다. 기분 나쁜 안타에 흔들릴 법 했으나 채은성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채은성은 바깥쪽 꽉 찬 154km 속구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다음 타자 손주인을 유격수 병살타로 막아내 간단히 위기를 벗어났다. 3회초에도 무사 1루에서 문선재를, 1사 1,2루에서 정성훈을 삼진처리 했다. 마지막 공 모두 바깥쪽에 꽉 찬 150km 속구였다.

뛰어난 수비능력도 보여줬다. 5회초 선두타자 문선재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오지환이 2구째를 노려 강한 타구를 보냈다. 투구동작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날아온 타구였으나 피가로는 순간적으로 자세를 고쳐 잡고 공을 잡아 병살타를 만들었다. 투구 이후의 집중력과 빠른 반사신경이 돋보였다.

첫 등판이었기에 류중일 감독과 피가로 모두 긍정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는 역시 직구에 강점이 있다. 오랜만에 실전 등판해 제구가 약간 안 됐고 볼넷이 많았는데 점차 익숙해지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흡족해했다. 피가로 또한 “처음 던지는 마운드에서 피칭하느라 어색해서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진 부분이 있다.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고 전체적으로 오늘 피칭에 만족한다.”고 평했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notimeover]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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