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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디에이고를 둘러싼 3가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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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게 된 맷 켐프 (사진=OSEN)


스토브리그의 승자는 단연 샌디에이고다. 1선발 제임스 실즈를 데려왔으며,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업튼-켐프-마이어스의 클린업 트리오는 샌디에이고 물타선의 이미지를 바꿔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8월 취임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프렐러 단장의 공격적인 행보 속에, 샌디에이고는 2006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스토브리그의 승자가 정규시즌의 승자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샌디에이고는 디펜딩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와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한다. 최근 3년간 샌디에이고와 지구 우승팀과의 승차는 각각 17-16-18경기로 평균 17경기차였다. 과연 오프시즌의 성과가 이 같은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그리고 새로 영입된 이들과 기존에 팀을 지키던 선수들간의 시너지 효과는 어떨지도 정규 시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품고 있는 3가지 물음표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화력은 충분한 것일까?
지난해 샌디에이고의 팀 타율은 .226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전체 최하위였다. 29위 신시내티의 .238과 무려 1푼 2리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꼴찌였다. 팀 타율이 1푼 이상 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격차로, 극심한 투고타저 속에 42년 만에 가장 낮았던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 타율 .25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숫자였다. 이에 실즈의 영입전까지 샌디에이고의 오프시즌 초점은 철저히 타력 보강에 맞춰졌었다.

켐프와 업튼의 영입은 분명 호재다. 연봉만큼의 활약을 해줄 수 있느냐의 문제와는 별개로 켐프는 팀 타선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업튼 역시 샌디에이고의 최대 약점인 장타력 부재를 해소해 줄 수 있는 파워를 지니고 있다.

문제는 기존 선수들이 과연 이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느냐다. 한 발 양보해 이들과 함께 합류한 마이어스의 지난해 부진이 2년차 징크스였다고 해도, 여전히 샌디에이고 타선은 구멍 투성이다.

헤들리의 뒤를 이어 팀 타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 제드 저코는 지난해 타율이 .210까지 추락함과 동시에 홈런 개수마저 반 토막 이상 났다(23→10개). 에버스 카브레라가 방출되면서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나서게 될 아마리스타는 지난해 450타석 이상 들어선 171명의 선수 중 6번째로 낮은 .600의 OPS를 기록한 선수다.

보스턴이 마음 편히 유킬리스를 포기할 수 있게 해준 윌 미들브룩스는, 유킬리스가 팀을 떠난 이듬해부터 2년간 침묵을 계속한 끝에 본인도 팀을 떠나게 됐다(지난해 타율 .191), 욘더 알론소는 두 자릿수 홈런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한 무늬만 1루수다.(수비가 빼어난 것도 아니다.) 좌완에 강한 데릭 노리스가 올 시즌 새로이 포수 마스크를 쓰게 됐지만(좌완 상대 통산 .298), 야구를 하는 곳 어디에나 우투수가 훨씬 많기 마련이다.(우완 상대 통산 .208) 결국 내야진을 구성하고 있는 모두가 공격력에 흠결 사유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야 3인방의 합류가 샌디에이고 타선을 메이저리그 평균만큼의 화력을 가진 팀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까? 결코 확신할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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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쉬너는 건강한 시즌을 보낼수 있을까? (사진=OSEN)


캐쉬너와 로스
실즈의 영입이 샌디에이고 선발 로테이션을 견고하게 만들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선발진의 키는 기존의 앤드류 캐쉬너와 타이슨 로스가 쥐고 있다.

문제는 건강이다. 캐쉬너의 구위는 사이영상 급이다. 하지만 정작 폭발적인 구위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지난 4년간 그는 2013시즌을 제외하고 매년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팔꿈치와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19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다. 잦은 부상 속에 한 시즌 최다 이닝은 2013시즌의 175이닝에 불과하다.

로스 역시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마이너시절부터 어깨와 팔꿈치에 잔부상이 많았으며, 데뷔 후 최다인 195.2이닝을 던진 지난 시즌 막판에는 결국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보름 먼저 시즌을 마감했다. 로스는 체인지업을 던지기는 하나 사실상의 직구-슬라이더의 투 피치 투수로, 지난해 그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41.2%의 슬라이더 구사율을 보인 바 있다. 결국 관건은 슬라이더 구사율을 줄이면서 현재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느냐로, 이는 자연스레 체인지업의 습득 여부로 연결된다. 이는 비단 올 시즌만이 아닌 건강과 성적 모두를 포괄하는 그의 롱런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캐쉬너와 로스가 합작으로 최소 350이닝 이상을 던져 줄 수 있다면, 200이닝이 보장되는 실즈와 함께 샌디에이고 선발 마운드는 풍요로운 한 해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부상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자연스레 실즈의 영입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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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펫코파크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OSEN)


광활한 외야 수비
새로이 팀에 합류한 외야 트리오에도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수비다. 켐프는 지난해 규정 타석을 채운 59명의 외야수 가운데 -23의 런세이브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마이어스와 업튼 역시 수비에서 문제를 지니고 있는 선수들이다. 더군다나 펫코파크는 광활한 외야를 지닌 구장으로, 특히나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에 있어 3루타가 빈번하게 나오는 곳이다. 이곳을 책임져야 할 마이어스와 켐프의 대처가 어떨지는 벌써부터 우려스런 대목이며, 이들의 주력 역시 지난해 우중간 라인을 책임진 베나블과 메이빈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결국 문제는 투수력에 미칠 영향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외야를 가장 많이 책임진 스미스, 베나블 그리고 메이빈의 도합 런세이브는 +18, 하지만 켐프-업튼-마이어스의 지난해 도합 런 세이브는 -32로 정확히 50점의 격차가 났다.(마이어스가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을 것이다.) 공격력 보강을 위해 모셔온 세 명의 선수들에게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팀들이 시즌을 앞두고는 ‘IF’와 ‘우려’가 공존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 같은 불확실성은 팀의 체질이 급변한 팀에서 더욱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샌디에이고의 전력이 보강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이미 그들은 각종 현지 언론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팀이다. 과연 샌디에이고가 그들을 둘러싼 여러 물음표를 지워가며,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양강체제를 위협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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