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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와 성(性)]꽉 끼는 골프웨어 생식기에 안 좋다
필자가 처음 필드에서 머리를 올리던 때가 생각난다. 첫 라운드를 앞두고 어찌나 긴장이 되고 걱정이 되던지 잠이 안 올 정도였다. 드라이버 하나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할 정도의 실력인데도 친구들을 따라 겁도 없이 첫 라운드에 나선 것이다. 다행히도 친구들의 실력도 초보여서 그런지 창피함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하루만 공을 몇 개나 잃어 버렸던지….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추억이다. 다만 이 한심한 초보 골퍼들을 대하느라 캐디가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런데 라운드가 끝날 무렵, 캐디가 나에게 조용히 한 가지 지적을 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복장에 대한 문제였다. 그러고 보니 아뿔싸, 드라이버가 잘 맞을 지에 대해서만 걱정을 하다 보니 정작 청바지를 입고 필드에 나온 것이 아닌가? 필드에서 청바지를 입는 것은 매너가 아님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부담감에 괴로워하다 보니 정작 평소에 입던 바지를 필드에서도 입어 버린 것이었다. 그날 청바지를 입고 하루 종일 걸어서였을까? 라운드가 끝난 후 며칠간 사타구니 부위의 통증으로 고생했다.

그렇다면 라운드, 혹은 일상 생활에서 남성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바지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꽉 끼는 바지'는 남성 생식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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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칠 때 꽉 끼는 청바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몇몇 일부골프장은 청바지 차림을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thegolfnewsnet


2012년 영국에서는 2,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꽉 끼는 청바지와 남성 생식기 건강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요로 감염이나 고환 염전(고환이 꼬이는 병)등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꽉 끼는 청바지를 입는 사람의 25%에서는 방광 쪽의 문제를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타이트한 하의을 입었을 경우에 방광 점막 질환의 일종인 간질성 방광염의 통증이 50%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대인에게서 흔한 전립선염의 경우, 오래 앉거나 타이트한 속옷, 혹은 바지로 인해 골반이 압박될 경우 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골반 근육의 경련을 유도해 그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이런 연구 결과와 임상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남성에게 꽉 끼는 속옷이나 청바지의 장시간 착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 이탈리아의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인 갈로 박사(Dr. Gallo)는 전립선염에 도움이 되는 13가지 생활 습관을 발표하면서, 그 중 하나로 헐렁한 하의를 입을 것을 권고한 바도 있다.

물론 펑퍼짐한 바지보다는 하지에 딱 붙는 슬림한 하의가 더 멋스럽고, 또 스윙시에도 폼이 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하는 골프인대 오히려 복장 때문에 남성 건강을 해치는 것은 모순이다. 따라서 라운드 시에는 적절한 여유를 가진 속옷과 하의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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