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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뢰받는 김승원, 전창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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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KCC전에서 kt의 골밑을 책임졌던 김승원이 로드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BL 제공.

kt는 객관적인 전력상 높이에 약세가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발 빠른 움직임과 정교한 외곽농구로 부족한 높이를 극복하고 있지만, 한계가 뒤따른다. 전창진 kt 감독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 전 감독은 “우리는 외곽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팀이다”라며 잘라 말했다. kt의 높이를 책임지고 있는 찰스 로드(201cm 센터)가 고무공 같은 탄력을 이용해 상대 골밑을 두드리지만, 확실하게 뒤를 받쳐줄 토종 빅맨의 부재가 아쉬웠다. 그나마 주장 송영진(198cm 포워드)이 골밑에서 힘을 보탰다.

하지만 최근 kt는 높이에 대한 걱정이 줄었다. kt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승원(202cm 센터) 때문이다. 김승원은 2013년 12월, kt와 오리온스의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송영진의 백업멤버 역할을 수행했던 김승원은 송영진이 척추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게 되자, 자연스레 출전기회를 확보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았다. 김승원은 “(송)영진이 형이 돌아올 때 까지 죽도록 뛰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로 경기에 임했고, 화려한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지만 꾸준함으로 송영진의 공백을 잘 메웠다.

김승원은 이번 시즌 평균 5.52득점 4.7리바운드 1.2어시스트 0.5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 높은 기록은 아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의미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 시간, 득점, 리바운드 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2배 이상 기량이 발전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승원이다.

김승원의 진가는 지난 16일 오리온스전에서 잘 나타났다. 김승원은 스크린과 컷인 등 볼 없는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 김승원은 막강한 빅맨 자원을 자랑하는 오리온스를 상대로 15점을 퍼부었다. 골밑에서도 활약하며 로드의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팀이 2점차이로 역전패를 당하며 빛이 덜났다. 22일 만난 전 감독은 “(김)승원이가 오리온스전에서 진짜 잘해줬다. 팀이 패배하는 바람에 주목받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며 당시 김승원의 활약을 정확히 짚었다.

kt는 22일 하승진이 복귀한 KCC를 대파했다. 이날 완승의 숨은 주역 역시 김승원이었다. 김승원의 매치업 상대는 ‘괴물 센터’ 하승진(221cm 센터). 하승진의 높이는 실로 대단했다. 김승원을 페인트존 밖으로 밀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김승원은 이를 잘 활용했다. 고감도 중거리슛을 앞세워 오히려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어들였다. 이로 인해 로드의 골밑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날 김승원은 전반전에만 8점을 몰아쳤다. 2점슛 성공률은 무려 100%에 달했다. 김승원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전반전을 49-25로 크게 앞서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 전 감독은 “김승원이 최근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 당분간은 (김)승원이에게 골밑을 맡길 것이다. 중거리슛도 좋은 선수다”라며 김승원을 치켜세웠다.

6강 플레이오프 싸움이 한창인 kt다. 최근 전태풍과 에반 브락 등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김현민(199cm 포워드)이 오는 28일 군전역 후 복귀를 앞두고 있다. 김현민은 2011-2012 올스타전 덩크왕 출신으로 국내 선수에서 보기 드문 특유의 탄력과 유연성을 지녔다. 김승원이 부족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셈. 그러나 김현민의 등장이 kt의 높이에 힘을 보탤 지 의문이다. 전 감독은 “우리가 하는 농구는 전역하고 곧바로 들어와서 할 수 있는 농구가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엔트리에 들어오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라며 딱 잘라 말했다. 전 감독의 말이 사실인지, 김현민을 향한 고도의 심리전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전 감독의 코멘트 이면에는 kt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김승원이 있었다.

kt는 24일 KBL에서 가장 높이가 좋은 원주 동부를 상대한다. 김승원이 앞으로도 전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헤럴드스포츠(부산)=정성운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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