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우즈베키스탄의 ‘중원의 핵’ 오딜 아흐메도프(FC크라스노다르)가 경기 초반부터 부상당해 나갔다. 우즈베키스탄은 팀의 기둥이 빠지자 흔들렸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은 티무르 카파제(FC 악퇴베)를 교체 투입 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앞서 한국은 이청용이 오른쪽 정강이 뼈에 금이 가면서 조기 귀국했고, 구자철도 팔꿈치 부상으로 귀국하는 등 예선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이날도 연장 승부 탓에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커져 손흥민, 기성용 등이 쥐가 났다.
손흥민
지난 A매치 10경기 동안 골이 없었던 손흥민(레버쿠젠)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에만 두 골을 득점하며 부활했다.
감기에서 회복한 손흥민은 멜버른 입성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떨어진 근육량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8강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경기 전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곳에 놀러온 것이 아니다. 우승하러 왔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결과를 냈다. 전, 후반 내내 좌우 수비를 휘저었던 손흥민은 연장 전반 14분에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의 머리를 떠난 공은 골라인을 통과하며 기나 긴 골 가뭄을 씻어냈다. 갈증을 씻어주는 한방 이었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연장 후반 종료직전, 오른쪽 측면에서 차두리(FC서울)가 수비를 따돌린 후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그는 이 두 골 이전에 대표 팀에서 10경기 동안 득점하지 못했다.
기성용
이청용과 구자철이 빠진 미드필더 진영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영향력은 무척 크다. 이날도 팀을 조율하며 리빌딩의 중심에 섰다. 후반 막판에는 왼쪽 윙포워드의 자리에 서며 침투능력도 보여줬다. 또 특유의 날카로운 킥으로 위협적인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은 매 세트피스 마다 위기였다.
오버래핑
김진수(1899 호펜하임)는 왼쪽에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를 위협했고 수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풀백들의 오버래핑은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날도 김진수(1899 호펜하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경기 내내 측면으로 깊숙이 침투하며 활발한 공격 가담을 보여줬다. 특히 왼쪽 풀백 김진수가 돋보였다. 김진수는 전반 18분 이근호(엘 자이시 SC)의 패스를 받아 수비를 등지고 순식간에 한 명을 제꼈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우즈베키스탄 오른쪽 측면 수비를 무너뜨린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라 역습상황에서 압박으로 시간을 끌고, 결정적인 커팅으로 상대 공격을 끊는 등 제 몫을 다했다. 교체 투입된 차두리도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주며 도움 한 개를 기록하는 등 활약했다.
스위칭
이날 좌우 날개인 이근호와 손흥민은 서로 끊임없이 자리를 바꿨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들을 혼란시키며 처진 스트라이커 남태희의 침투를 도왔다. 한국은 좌우 날개 뿐만 아니라 남태희-기성용-박주호의 중원에서도 자리를 변동하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오늘도 김진현
한국의 아시안 컵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끈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그는 최근 6경기 1실점 5클린시트(경기당 0.16실점)를 기록하며 대표 팀 차세대 NO.1 골키퍼로 거듭나는 중이다.
호주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이날도 4개의 슈퍼세이브를 보여줬다. 예선 2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운 김진현은 빠른 반응 속도와 판단으로 무실점을 3경기로 이어갔다. 그는 최근 6경기 1실점 5클린시트(경기당 0.16실점)를 기록하며 대표 팀의 차세대 NO.1 골키퍼로 부상하고 있다.
붉은악마
호주 멜버른 랙텡귤러 스타디움의 붉은 물결은 경기 내내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날 호주 멜버른 랙텡귤러 스타디움에서는 경기 내내 ‘대~한민국’이 울려 퍼졌다. 수많은 호주 교민과 유학생들로 이뤄진 붉은 악마들은 2만 3000여명이 가득 찬 경기장을 붉은 물결로 수놓았다. 타지에서의 응원은 선수들에게 ‘한국 음식’과 같지 않았을까.
연장전
한국은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늪 축구’를 보여줬다. 전, 후반을 득점 없이 마무리한 양 팀은 이번 대회 첫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한국의 손흥민이 연장 전반과 후반에 각각 한 골씩 득점하며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에 이란-이라크전 승자와 4강을 치른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sport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