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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컵 한국 8강진출] 승리의 주역은 '1.5군'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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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예선 3차전에서 호주를 1-0으로 이겼다. 이날 A매치 첫 선발출전인 이정협(상주 상무)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A조 조별예선이 끝났다. 한국은 조 1위로 넉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다들 수고했지만 아무래도 그 동안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의 공이 컸다.

한국이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를 1-0으로 꺾으며 A조 자존심 싸움에서 이겼다. 5만 2,000석이 매진된 이날 경기에서 호주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잠재운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던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1.5군’이라는 불명예에도 제값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은 부상 때문에 속병을 앓았다. 주전선수들이 대거 선발 제외됐다. 이청용(볼튼 원더러스)이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가면서 조기 귀국했고, 김주영(상하이 둥야)은 왼쪽 발목을 겹질렸다. 손흥민(레버쿠젠), 차두리(FC 서울), 구자철(마인츠05),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 다행히 구자철과 김창수는 회복해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주호가 출혈로 전반 교체됐고, 구자철은 손목 부상으로 후반 초반 일찍이 교체되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대신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에서 ‘사우디전의 깜짝 스타‘ 이정협을 최전방 원톱에 포진했다. 이정협에게는 첫 A매치 선발 출전이었다. 그는 전반 33분 선제골을 기록, 승리의 최대 수훈을 세웠다. 최전방 공격임에도 미드필더 라인까지 깊숙이 내려오며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다. 이정협의 ‘군인 희생정신’은 좌우 날개인 이근호(엘 자이시 SC)와 한교원(전북 현대)의 수비 뒷공간 침투를 도왔다.

16일이 생일이었던 박주호(마인츠05)는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에 묻혀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기성용과 함께 팀을 조율했다. 특히 선제골 장면에서 빛났다. 그의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수비에서부터 시작된 빌드 업은 기성용-이근호-이정협으로 이어진 패스플레이에 기여했다. 박주호와 기성용이 책임지고 있는 중원은 선수 개인 능력이 아닌 부분 전술로 위력을 떨쳤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조직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 수비는 예선 3경기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비록 경기 초반 잔 실수를 비롯해 발 빠른 공격수를 놓친 장면이 몇 차례 있었지만, 서서히 라인을 끌어올리는 타이밍을 맞춰가며 넉아웃 스테이지에서 또 한 번의 무실점을 기대케 했다. 그 중심에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알 힐랄)가 있었다. 곽태휘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수비를 진두지휘했다.

끝으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도 빛났다. 결정적인 슛을 몇 차례 막아내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193cm의 큰 키에 빠른 반응 속도와 빠른 판단이 장점인 그는 슈틸리케 체제에서 최근 5경기 1실점 4클린시트(경기당 0.2실점)를 기록 중이다. 홍명보 감독 시절 부동의 NO.1 골키퍼였던 정성룡(13경기 21실점 3클린시트 경기당 1.61실점)과는 대조적인 빼어난 방어능력이다.

한편 이날 호주도 기존의 장 마일 예디낙(크리스탈 팰리스)과 공격진 3명(팀 케이힐, 메튜 레키, 로비 크루즈) 대신 92년생 마시모 루옹고가 빛났다. 잉글랜드 3부리그(리그1) 스윈든 타운 FC에서 활약 중인 그는 이날 빠른 발과 날카로운 패스로 중원을 책임졌다. 또 전 공격수 3명을 대신해 투입된 토미 유리치(웨스턴 시드니), 나단 번즈(웰링턴 피닉스), 제임스 트로이시(아탈란타 BC)는 몇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조별예선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경기력의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23명의 선수 모두를 적절히 활용했고, 팀을 3전 전승 조 1위로 넉아웃 스테이지에 진출시켰다. 어쩌면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이런 슈틸리케식 용병술이 더 위력적인지도 모르겠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 17일 아시안 컵 경기결과(A조)

호주(2승1패) 0-1 대한민국(3승)
오만(1승 2패) 1-0 쿠웨이트(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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