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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의 부활, 병헌-현수-의지-주환 '동기 4인방'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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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두산을 이끈 양의지-민병헌-김현수 (왼쪽부터) 올해도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2015시즌을 준비하는 두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송일수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이어 FA(자유계약)선수 장원준을 84억 원을 들여 '모셔오고', 니퍼트도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금액인 150만 달러(약 16억 2,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지난 8일 시무식에서는 김승영 사장과 김태형 감독이 직접적으로 ‘우승’을 언급하며 뚜렷한 목표설정을 했다.

지난해 6위로 체면을 구긴 두산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외야에 분포된 2006년 입단동기 민병헌-김현수-양의지-최주환 4인방의 활약이 중요하다.

선봉병헌
‘신개념 1번타자’ 민병헌은 2차 2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단순히 출루와 도루능력이 높은 일반적인 톱타자가 아닌 장타력과 해결사능력까지 갖춘 ‘만능형 톱타자’다. 민병헌은 입대 전까지 매해 80경기 이상 출장하고 15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했다. ‘빠른 발’이라는 장점만 가지고 있던 민병헌은 경찰청에서 ‘빠른 스윙’이란 무기를 장착했다. 유승안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다양한 야구를 실험했다. 그렇게 나온 답안이 배트스피드를 높이는 것이었다. 보통 프로선수들이 쓰는 900g, 34인치 정도의 배트가 아닌 860g, 33인치 배트를 썼다. 그리고 몸 쪽 공을 버리고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13년 타율 0.319 9홈런 65타점 27도루로 주전자리를 꿰찼고 지난해에는 타율 0.345 12홈런 79타점 16도루를 올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도 맹활약을 펼치며 금메달의 주역이 되었다. 이번 시즌에도 민병헌은 공격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보여준 무시무시한 타격감에 잠시 잊었던 질주본능을 더해 한층 더 완벽한 1번 타자를 꿈꾼다.

중심현수
2006년 그 어느 팀에도 지명 받지 못했던 김현수는 두산에서 ‘신고선수 신화’를 썼다. 김현수는 신일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타격재능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발이 느리고 수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그런 김현수에게 손을 내민 팀은 두산이었다. 기존 타격재능에 매일 1000개가 넘는 스윙연습을 하는 성실함이 더해지자 ‘타격기계’가 되었다. 유망주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김경문 감독의 지원 속에 2007년 99경기 타율 0.273 5홈런 32타점을 올리며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2008년은 김현수의 해였다. 타율(0.357), 최다안타(168개), 출루율(0.454)에서 1위에 오르며 역대 최연소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과 동시에 병역혜택도 받았다. 특히 ‘숙적’ 일본과의 예선 4차전에서는 좌타킬러 이와세를 상대로 대타 역전타를 쳐내 전국구 스타가 되었다. 이듬해 중장거리타자 변신을 선언했다. 부진했던 2012시즌을 제외하고 매해 두 자릿수 홈런과 장타율 0.440이상을 올리며 팀내 제일 믿음직스러운 해결사가 되었다. 항상 그렇듯 이번 시즌도 두산 공격의 중심은 김현수다.

안방의지
2010년 신인왕 양의지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2차 8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홍성흔-용덕한-채상병-최승환 등 뛰어난 선배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된 출장기회도 잡지 못했다. 경찰청에 입대하기 전까지 1군에서 3경기 1타수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퓨처스리그에서도 106경기 타율 0.269 1홈런 44타점으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양의지는 경찰청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주전 포수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자신감을 가졌다. 약점으로 지목되던 투수 리드도 경험이 쌓이며 좋아졌고 2009 시즌 타율 0.366 13홈런 50타점으로 평소 인정받던 타격 잠재력도 터트렸다. 제대 직전 스웨덴-네델란드 야구 월드컵에 출전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의 감격도 누렸다. 2010년 3월 30일 생애 첫 1군 선발경기에서 2회 결승 좌월 투런포, 6회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해 타율 0.267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고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며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도 수상했다.

양의지는 두산의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2013시즌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최재훈에게 주전 자리를 위협받았다. 절치부심하며 맞이한 지난 시즌, 타율 0.294 10홈런 46타점으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부활했다. 김태형 감독도 최근 시무식에서 “양의지가 주전 포수를 맡아줘야 중심이 산다”며 주전 자리를 보장했다. 이번 시즌 양의지는 지난해처럼 중심타선을 잇는 6,7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정재훈의 이탈로 약해진 불펜진을 잘 리드해야 한다.

주전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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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대기' 최주환에게 2015년은 천재일우의 해다.


그동안 주로 백업으로 나섰던 최주환의 활약도 중요하다. 최주환은 입단 전까지만 해도 동기 4인방 중 제일 잘 나갔다. 광주동성고1학년부터 주전자리를 꿰찼고 3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을 맛봤다. 류현진(LA다저스), 김광현(SK), 김현수와 함께 2005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에 출전했고 대만과의 준결승전에서는 끝내기 안타를 치기도 했다.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주 포지션인 2루에는 ‘2익수’ 고영민, ‘프랜차이즈 스타’ 안경현이 버티고 있었다. 4년 동안 겨우 32경기에 출장했고 이는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최주환은 이제 프로인생 최고의 기회를 잡으려 한다. 앞서 상무에서 꾸준히 선발출장하며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뽐냈다. 2010시즌 100경기에서 타율 0.382 24홈런 98타점 151안타를 올리며 각종 타격상을 휩쓸었다. 이듬해 9월 10일 SK 2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대 후 돌아온 최주환의 임무는 ‘전천후 백업’이었다. 2루는 물론 유격수와 3루수로도 꾸준히 출장하며 경험치를 쌓았다. 지난 시즌 주전 3루수 이원석의 공백을 잘 메우며 82경기 타율 0.280 4홈런 31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이원석이 군 입대하며 주전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비록 3루와 1루를 맡을 수 있는 외인 잭 루츠의 영입가능성이 제기 되었지만 빈틈이 생기면 언제든지 최주환이 주전 3루수가 될 수 있다.

침체된 두산 야구의 부활은 프로생활 10년째를 맞이하는 동기 4인방의 손에 달렸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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