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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딩 김효주' 윤민아를 아시나요?
올 해 출전한 18개 대회에서 8회 우승, 5회 준우승
여자골프에서 '한국 정상은 곧 세계 정상권'이다. 그리고 2014년 한국 여자골프는 김효주(19 롯데)의 해였다. 지난 주 열린 2015시즌 개막전(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과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제외하더라도 김효주는 2014년 KLPGA투어 23개 대회에 나가서 5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엄청나다고들 입을 모은다.

그런데 2014년 초등학교 여자 골프에도 '김효주'가 있었다. 2003년 1월 생으로 다음 달에 만 12세가 되는 윤민아(반포초5)다. 올시즌 18개 대회에 나가 8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무리겠지만 어쨌든 승률은 더 낫다. 여기에 준우승이 5회이고, 못해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으니 여자 초등부에서는 김효주보다 빼어난 성적을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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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송배 한국니어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11세 윤민아.


김효주는 KLPGA를 넘어 세계 최고봉인 미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윤민아도 지난 4월 한일국제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 대회에서는 중고등부 선수들과 같은 티를 사용하고도 최저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어쨌든 윤민아는 '초등부의 김효주'로 손색이 없다. 초등학교 골프의 경우, 대한골프협회-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한국청소년골프협회-서울시골프협회 등 4개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가 있다. 윤민아는 4개 단체에서 모두 한 차례 이상 우승을 달성했고, 랭킹 역시 모두 1위다. 이는 모두 6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달성한 기록이다. 최근에는 압도적인 포인트를 기록하며 주니어 상비군에 뽑히기도 했다.

김효주가 '오늘의 여제'에 앞서 고교시절 프로대회 우승 등 화려한 예고편을 선보인 것처럼 윤민아도 2013년 혜성같이 등장했다. 질적인 면에서 올해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8승에 준우승 4회를 달성했다.

윤민아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사업을 하는 부친 윤영진(45) 씨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입문했다. 하루 1시간씩 취미 삼아 시작했는데 2012년 5월 이현호 프로로부터 배우기 시작한 이후 그야말로 일신우일신했다. 3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기록했고, 6개월 만에 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때 이미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00야드에 달했다. 또래에서는 압도적으로 잘 친 것이다.

장점은 파워다. 158cm의 키에 드라이브샷이 평균 240야드가 나간다. 잘 맞으면 260야드도 훌쩍 넘는다. 18홀 베스트 스코어도 6언더파나 된다. 이틀 동안 8언더파를 치기도 했다. 2014년 평균타수가 1언더파에 달한다. 흔히 초등학교 골프는 코스 전장이 짧을 것으로 예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6000~6300야드에 달한다. 윤민아는 스윙이 부드러워 장타력과 함께 정확성도 갖췄다. 쇼트게임도 제법 안정돼 있다. 그러니 고교생을 능가하는 스코어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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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김효주' 윤민아의 호쾌한 드라이버샷 피니시 동작. 발군의 장타력을 앞세워 한일주니어선수권에서는 고등부 선배들과 같은 티를 쓰고도 최저타를 기록했다.


'윤민아 돌풍'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대한골프협회가 윤민아로 인해 규정을 바꾸기로 했을 정도다. 워낙 빼어난 성적을 낸 까닭에 윤민아는 원래 2014년 국내 아마추어 최고 권위인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 초청을 받았다. 이 대회 사상 최초로 초등학생 출전이 이뤄질 뻔한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초등학생은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이 밝혀졌다. 윤민아는 포기했지만 논쟁이 일었다. 특히 올해 US여자오픈에 중국계 미국인인 11세 소녀 루시 리가 출전한 것이 자극제가 됐다. 그래서 윤민아가 여전히 초등학생인 2015년에는 규정을 바꿔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친 윤영진 씨는 "맹모삼천지교라고 무남독녀인 민아를 위해 올해 태광CC 근처로 이사를 했다. 당초 골프선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없었지만 2년 내리 역대급 성적을 내니 부모로 최선을 다해 지원하기로 했다. 주니어 상비군에도 뽑힌 만큼 2015년에는 미국 AJGA대회에도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여자 초등부에서는 '윤민아 효과'라는 말까지 나왔다. 워낙 발군의 성적을 내다 보니 '공공의 적'이 됐고, 또래들의 경쟁심을 자극해 윤민아 학년인 5학년이 6학년을 능가할 정도로 실력이 좋아진 것이다. 보통 주니어 상비군은 정원 3명이 예비중(초6)으로 선발되는데 올해는 윤민아를 포함해 5학년이 2명이나 뽑혔다. 마치 김효주-고진영-백규정, 김민선5(이상 95년 생)가 선의의 경쟁으로 황금 세대를 이룬 것처럼 윤민아 동년배들도 그런 것이다. 한국 여자골프는 정말이지 화수분 같다. [헤럴드스포츠=정근양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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