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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직 핸드’ 김승현, 입담도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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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핸드' 김승현이 해설자로 돌아왔다. 농구팬들은 선수 시절의 풍부한 경험이 녹아 있는 김승현의 해설에 즐거워하고 있다.

현역 시절 코트를 뜨겁게 달궜던 ‘매직 핸드’ 김승현(36)이 은퇴 후 해설자로 변신, 농구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3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감한 김승현은 지난달 18일부터 소셜 라이브 미디어 아프리카TV와 손잡고 개인 방송국(www.afreeca.com/afmagichand)을 통해 올시즌 프로농구를 중계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현재 전 프로농구 인기스타 석주일(41)이 진행하는 ‘석주일의 프리드로우’, 팟캐스트로 유명한 ‘파울아웃’ 등 참신한 창작 중계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농구 이외에도 축구, 야구, 배구 등 각 종목 별 해설가와 캐스터 등 전문가들이 직접 BJ(Broadcasting Jockey: 콘텐츠 제작자)로 나서고 있다.

김승현은 지난달 방송을 시작하며 “편안한 방송을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예능에 가까운 파격적인 중계로 이미 마니아층을 형성한 석주일을 의식한 듯했다. 실제로 초반에는 석주일의 방송에 비해 재미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처음 잡는 마이크가 어색한 듯 우물쭈물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 가드로서의 풍부한 농구 지식과 경험이 해설에 녹아나며 김승현의 방송은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도 김승현의 해설은 빛났다. 조성민(KT)의 복귀전으로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경기였고,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진 명경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매끄럽게 전달했다. 시끄럽지 않아도 박진감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MK스포츠 서민교 기자와 호흡도 꽤 괜찮은 모습이었다.

김승현은 “어시스트 능력이 있는 라이온스가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패스를 잘 내주고 있는데, 이동준 등 다른 선수들이 메이드를 시켜주지 못하니 승부처로 갈수록 혼자 해결하려는 욕심을 내는 것”이라고 전 소속팀이었던 삼성의 문제점을 정확히 집어내 눈길을 끌었다. 선수 시절의 경험을 살려 이날 KT 승리에 일조한 박철호와 조성민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삼성의 밸런스를 무너뜨린 KT의 변칙 수비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어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동준이나 이광재(KT)의 플레이를 두고서는 “찬스가 나면 안 들어가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쏴줘야 한다”며 “시합을 못뛰다 보면 소심해질 수 있는데 결국 자신이 이겨내야 할 문제”라고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표현의 수위가 비교적 자유로운 인터넷 방송의 장점을 살려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서슴없이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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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김승현의 현역시절 모습.

방송을 지켜본 농구팬들은 왕년의 ‘슈퍼스타’ 김승현을 통해 추억을 떠올렸다. 오리온스(전 대구 동양) 시절 보여줬던 마르커스 힉스와의 콤비 플레이를 그리워하며 향후 계획 등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김승현은 힉스나 바비 레이저 등 2000년대 KBL을 풍미했던 선수들과의 추억담으로 화답하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은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결국 잘린 것”이라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에서 한 시즌 더 뛰었으면 (현재 최하위인 삼성 성적이)더 안 좋아졌을 수도 있다”는 MK스포츠 서민교 기자의 농담에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시합을 많이 뛰지 못해 경기 감각은 떨어져 있었지만 몸은 만들어져 있었다”며 재계약 불발로 은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운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 중반 300명 가량이던 시청자 수는 승부처로 갈수록 늘어나 막판에는 무려 500명 이상의 시청자가 PC, 모바일로 이날 방송을 함께했다. 김승현은 “(인터넷 방송은) 아무래도 말을 가려 하지 않아도 되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경험에서 나온 비하인드 스토리나 재밌는 얘기들을 편하게 시청자와 나누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김승현의 방송은 아프리카TV PC 홈페이지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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