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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연해진 매팅리의 한 수, 대역전극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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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매팅리 감독 (사진=OSEN)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다저스가 대역전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4로 뒤진 7회 5안타 5득점을 집중시키며 8-4 역전승을 거뒀다. 2연패를 끊어낸 다저스는 시즌 87승(66패)째를 기록하며 이날 경기가 없던 샌프란시스코와의 격차를 2.5경기차로 벌리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중반까지 승부의 추는 컵스를 가리키고 있었다. 컵스는 1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루이스 발부에나와 호르헤 솔러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먼저 선취했다. 다저스가 5회초 A.J. 엘리스의 땅볼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컵스는 곧바로 이어진 5회말 솔러와 칼리쉬의 연속 안타로 다시 두 점을 추가했다. 컵스 선발 와다 츠요시에게 3회까지 노히트로 묶인 다저스는 4회 고든의 픽오프, 5회 유리베의 주루사로 좀처럼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었다.

꼬여 있던 실타래가 풀린 건 7회초였다. 1사 후 라미레즈와 크로포드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은 다저스는 유리베의 타구 때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따라 붙었다. 후속 타자는 A. J. 엘리스. 2점 뒤진 가운데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는 상황, 찬스가 하위타선에 걸렸음을 감안하면 매팅리 감독의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매팅리는 엘리스 대신 안드레 이디어를 대타로 내보냈고, 이디어는 1타점 2루타로 경기의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당연한 듯 보이는 대타 기용이었지만 실은 그동안 보여준 매팅리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올 시즌 엘리스는 최악의 타격 부진에 빠져있던 상황. 하지만 매팅리는 본인이 개입하기보다는 철저히 선수들에게 경기를 맡기는 태도를 고수했다. 좀처럼 엘리스를 경기 도중 라인업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경기 후반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조차 엘리스를 기용하는 그의 고집은 매팅리 감독의 용병술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에겐 좋은 먹잇감이기도 했다. 실제 이날까지 올 시즌 82경기에 선발 출장한 엘리스가 9회 이전에 경기에서 교체된 것은 이날이 단 네 번째에 불과하며, 그중 두 차례는 승부가 일찌감치 기울어진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3연전 중 첫 두 경기에서 있었다.

다저스는 이디어의 2루타 이후 터너의 3루 땅볼로 동점을 만들었으며, 이후 고든과 푸이그의 연속 적시타로 순식간에 6-4로 전세를 뒤집었다. 매팅리 감독의 유연해진 용병술이 잠자는 다저스 타선에 촉매제로 작용한 것이었다. 8회초 엘리스 대신 들어온 부테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추가한 다저스는, 윌슨과 젠슨이 8,9회를 틀어막으며 대역전승을 마무리했다.

매팅리가 그동안의 양상과는 다른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간 것은 현재의 팀 상황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 한 후 콜로라도 원정 첫 경기를 잡으며 4경기까지 격차를 벌리면서 사실상 지구 우승을 확정짓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콜로라도에게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2연패를 당하며 순식간에 2경기차 추격을 당했으며, 이날 경기까지 패하면 1.5경기차로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날 엘리스의 대타 교체는 자칫 팀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먼저 변화를 도모하며 팀 분위기의 반등을 꾀한 매팅리 감독의 노림수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는 팀에게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 값진 역전승으로 연결됐다. 플레이 하나, 선수 기용 한 번에 더욱 민감하게 요동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감독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기 마련이다. 매팅리가 이날의 성공을 계기로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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