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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은중독의 편파야구 Just For Twins!] 차덕스의 귀환, 이제 야생마를 부를 차례다
13일 결과 : 삼성 라이온즈 0 - 1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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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트윈스 복귀가 확정된 차명석 해설위원. LG는 차 코치의 합류로 양상문-차명석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투수 조련진을 갖추게 됐다.

INTRO - 차덕스의 귀환과 야생마 이상훈
13일 경기와는 다소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이번 주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뉴스는 고양 원더스의 해체였다. 당연히 그에 이어 야신 김성근 감독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야신을 원하는 팀이 한 둘이 아닌데, 야신은 이제 어느 곳으로 옮겨도 상관이 없는 자유의 몸이 됐다. 어쩌면 2014년 스토브리그를 달굴 최대의 FA는 와이번스의 최정이 아니라 야신 김성근일지도 모르겠다.

야신의 거취는 트윈스의 관심사가 아니다. 트윈스는 올해 말고도 3년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양상문 감독을 이미 선장으로 맞았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 그와 야신을 두고 비교를 하는 일도 있는 모양인데, 그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양 감독은 최악의 팀을 맡아 트윈스를 4위 경쟁의 정점에 올려놓았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을 팬으로서 믿고 신뢰하며 지켜보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13일 트윈스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빅뉴스가 있었다. 트윈스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차덕스’ 차명석 해설위원이 트윈스의 수석 코치로 복귀한다는 소식이다. 매우 현명하고도 신속한 결정으로 보인다. 14일 시합을 끝으로 트윈스는 보름이 넘는 긴 휴식기간을 갖는다. 스프링 캠프를 함께 하지 못했던 양상문 감독에게는 올 시즌 처음 맞는 긴 휴식기이다. 팀의 부족한 점들을 잘 정비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유능한 참모의 보강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원더스의 해체와 차덕스의 귀환을 보며, 불현듯 고양 원더스에서 투수 코치로 일하고 있는 야생마 이상훈이 생각났다. 원더스가 예정대로 해체되면 이상훈 코치 역시 무적(無籍) 신세가 될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올 시즌을 마치면 이상훈 코치가 다시 트윈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기를 소망한다. 코치로서 그의 능력이 아직 미지수라면, 육성군이나 2군부터 맡아 역량을 키우면 된다. 좋은 코치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유능한 코치들에게 해외 연수 등의 기회를 제공하며 탄탄한 코치 팜(farm)을 구축한 삼성 라이온즈를 보라. 2010년대롤 호령하는 ‘삼성 왕조’는 바로 이 유능한 코지진에서 시작됐다.

게다가 이상훈 코치의 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김성근 감독은 그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유능한 투수 코치”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과거 트윈스와 이상훈 사이에 있었던 불편한 사실들을 또 다시 거론하고 싶지 않다. 프런트가 신속히 움직인다면, 이상훈은 분명 과거의 서운함을 훌훌 털고 누구보다 흔쾌히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다시 입을 것이다. 그는 SK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LG 타자들을 상대로 도저히 공을 던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윈스의 코치로서 이상훈 외에 더 적합한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차덕스의 귀환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환영하며, 하루빨리 야생마가 다시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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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삼성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한 LG의 선발투수 리오단.

이날의 경기 - 명불허전, 눈부신 명품 투수전
밴덴헐크와 리오단. 두 팀을 대표하는 외국인 에이스의 한판 승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상대팀 투수였지만 밴덴헐크는 실로 리그를 주름잡는 우완 에이스다웠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폭포처럼 휘어지는 너클 커브까지. 오랫동안 외국인 선수복이 없었던 라이온즈가 마침내 최고의 우완 에이스를 얻었다. 안 그래도 강한 사자 군단인데, 밴덴헐크까지 가세한 라이온즈는 과연 리그를 씹어먹을 만한 전력을 갖추었다.

밴덴헐크보다 평균 구속이 10km 이상 떨어지는 리오단의 절묘한 코너워크도 눈이 부셨다. 상대는 팀 타율 3할의 라이온즈다. 필자가 트윈스의 투수진을 특히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트윈스는 팀 타율 꼴찌인 트윈스 타자들을 상대하는 행운(?)을 누리지 못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 불펜과 리오단-우규민-류제국으로 이어지는 괜찮은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충분히 칭찬할 만한 일이다.

이날 두 투수의 명품 투수전은 양 팀 수비수들의 빛나는 호수비가 더해지며 숨 막히는 승부를 연출했다. 트윈스는 1회와 2회 연거푸 위기를 맞았지만, 오지환의 침착한 홈 송구와 김용의의 재치 넘치는 더블 아웃 플레이를 통해 두 차례나 라이온즈의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실책은 양 팀 통틀어 삼성 1루수 채태인이 기록한 하나였는데, 사실 이것도 안타성 타구를 멋지게 캐치한 뒤 나온 것이었다.

좋은 경기였다. 트윈스는 리그 원톱 라이온즈를 상대로 4회 얻은 한 점을 끝까지 잘 지켜냈다. 이런 어려운 팀을 상대로, 이런 어려운 시합을 이겨봐야 선수들의 몸에 힘이 붙는다. 이제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단 한 경기가 남았다. 1년의 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14일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10월에는 차명석 수석코치가 합류한 새로운 트윈스로 훌륭히 변신하기를 기원한다.

*수은중독: 1982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이종도의 만루 홈런을 보고 청룡 팬이 된 33년 골수 LG 트윈스 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두 자녀를 어여쁜 엘린이로 키우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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