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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은중독의 편파야구 Just For Twins!] 박경수, 트윈스 내야의 핵으로 거듭나기를…

  • 기사입력 2014-09-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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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결과 : LG 트윈스 12 - 6 기아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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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고 2012시즌부터 부임한 선동렬 감독. 하지만 타이거즈는 2012~2013 두 해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올해도 8위에 머물고 있다. 선 감독은 어떻게 될까?

INTRO - 또 하나의 '독이 든 성배', 엘롯기 감독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이 이토록 적합한 자리가 또 있을까? 열혈 야구팬들을 다수 보유한 엘롯기 감독이 바로 그 자리가 아닌가 싶다. 빅 마켓 구단인 엘롯기의 감독은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는 자리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앉아보면 그것이 얼마나 가시방석인지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필자의 기억에 재임 기간 중 진심으로 팬들의 마음을 얻은 엘롯기 감독이라고는 김응용(해태), 김성근(LG), 로이스터(롯데) 정도밖에 없었다.

비난은 설혹 능력이 있는 감독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우승을 일궜어도 이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지금 KT를 맡고 있는 조범현 감독은 김응용 시대 이후 기아의 숙원이었던 V10을 이룬 감독이었다. 하지만 우승 이후 조 감독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한 기아 팬 커뮤니티에서는 “조 감독이 연임되면 전기톱으로 썰어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코멘트까지 나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조 감독에 대해 '전기톱 드립'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그는 꽤 괜찮은 감독에 속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가 좋은 감독이라는 것은 데이터에서도 드러난다. 좋은 감독은 자리를 잃어도 곧 그를 다시 찾는 팀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행 10구단 감독 중 세 팀을 이끈 감독은 조 감독(SK, 기아, KT)과 김응용 감독(해태, 삼성, 한화) 둘 뿐이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암흑기를 끝내면서 그래도 꽤 팬들로부터 인기가 있었던 로이스터 감독의 자리를 이어받은 양승호 감독은 부임 초기 롯데 팬들로부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대치의 욕을 다 먹었다. ‘양승호구’라는 별명 정도는 웃고 지나갈 수 있는데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 양승호를 치면 ‘양승호 암살’이 연관 검색어로 뜬 것은 좀 심했다.

현재의 수장 김시진 감독에 대한 팬들의 평가도 냉랭하다. 올해 시즌 전만 해도 자이언츠는 1강 삼성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다. 하지만 현재 팀 순위는 7위다. 그리고 김시진 감독의 별명은 입에 담기도 좀 뭐 한 ‘빙시진’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감독을 맞은 기아도 다르지 않다. 부임 당시 기아 팬들의 활화산 같은 성원을 받았던 선동렬 감독은 최근 팬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있다. 선수 선동렬은 사랑했어도, 감독 선동렬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반면 트윈스의 양상문 감독은 그 평가가 다소 유예된 느낌이다. 최근 팀이 다소 부진했지만, 어찌됐건 그는 꼴찌 팀을 맡아 4위 경쟁을 시키고 있다.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세 감독의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선동렬 감독의 임기는 올 시즌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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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에서 8년 만의 5타점 활약을 펼치며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인 LG의 2루수 박경수.

최고의 멤버 - 박경수
이 편파야구 시리즈를 시작하며 박경수가 ‘최고의 멤버’로 꼽힐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성남고 출신으로 고교 야구를 지배했던 내야수. 입단 당시만 해도 트윈스 내야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5툴 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았던 박경수다.

하지만 박경수의 실력은 입단 이후 도무지 늘지 않았다. 타격 정확도, 파워, 안정된 캐칭 능력, 뛰어난 송구, 그리고 빠른 주력. 이것이 바로 5툴 플레이어가 갖춰야 할 요소다. 그런데 박경수는 5툴 플레이어가 아니라 다섯 가지를 골고루 못하는 선수로 전락했다. 타율은 1할대와 2할대를 오가고, 홈런은 가뭄에 나는 콩보다 더 보기 어렵다. 캐칭도 영 불안하다. 어깨가 약해 유격수나 3루수로 활용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겉보기(?)와 달리 주력도 시원찮다.

“타격을 보면 수비를 엄청 잘 할 것 같은 선수인데, 수비 하는 것을 보면 홈런을 한 30개쯤 치는 선수 같다”는 팬들의 질타가 어색하지 않았다. 터져야 한다면 지금쯤은 터졌어야 했다. 그의 나이 벌써 30세다. 하지만 박경수는 단 한 시즌도 커리어 하이를 만들지 못한 채 그저 그런, 아니 영 못하는 선수가 됐다. 도대체 성남고 시절 보여줬던 그 대단한 재주는 어디 갔을까?

가장 답답한 것은 박경수 자신이었을 것이다. 최근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에 그는 뭔가 위축된 모습이었다. 그렇잖아도 터지지 않은 포텐셜인데, 위축까지 되니 더 성적이 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 박경수의 모습에서 작은 변화를 본다. 점차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비 또한 위축감을 털어낸다면 더 나아질 것이다. 그에게는 계기가 필요했다. 자신감을 되찾을 계기 말이다.

10일 시합에서 박경수는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박경수는 2회 1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로 시동을 걸더니 4회 1사 후 안타를 치며 4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5회 1사 1,2루에서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날린 것이 이날의 하이라이트. 8년 만의 5타점 경기. 박경수가 모처럼 어깨를 피고 다닐만한 대단한 하루였다.

트윈스의 내야는 아직 미완성이다. 2루가 가장 잘 어울리는 핸드 마스터 손주인이 현재 3루에 있는 이유는 어깨가 약한 박경수를 3루수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내야의 시스템이 박경수를 위해 재조정된 것이다. 그래서 박경수는 더 잘해야 한다. 그의 활약에 올 시즌 트윈스 내야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10일을 ‘빅 데이’로 만든 박경수가 이날 분전을 계기로 트윈스 내야의 기둥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OUTRO - 불안해하지 마라, 트윈스!
9일까지 3연패를 한 트윈스는 뭔가 불안했다. 팀 전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눈빛이 그랬다는 뜻이다. 4위가 눈앞에 아른거리니, 어딘가 들뜨면서도 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

역시 아직 트윈스는 강팀이 아니다. 강팀은 치고 올라갈 때 신이 나야 한다. 그런데 트윈스는 치고 올라가야 할 타이밍에 선수들이 초조해 한다. 마치 4위가 자신들의 자리가 영 아닌 양 말이다.

게다가 뜬금없이 등장한 ‘이만수 명장설’과 함께 추격자 와이번스의 기세도 거세졌다. 10일 시합 전까지 트윈스의 성적표는 반 게임차의 불안한 4위. 이날은 또 얼마나 선수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경기에 나설까 불안불안한 하루였다.

다행해 10일 트윈스는 이겼고 유력한 추격자 와이번스는 패했다. 다시 승차는 1.5게임차가 됐다. 최소한 휴식일이 끝나는 12일까지 트윈스는 4위를 지킬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추격자들과 다소 거리가 있을 때에는 영 초조해 보였던 트윈스 선수들이 막상 추격자가 턱밑까지 따라오자 다시 평정심을 되찾은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팬으로서 선수들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 초조해 하지 말라, 트윈스. 트윈스 선수들은 올 시즌 잘 싸웠다. 최악의 상황에서 출발해 우리는 지금 4위 싸움의 정점에 서있다. 충분히 어깨를 피고 다녀도 좋다.

시즌이 끝났을 때 트윈스가 받아들 성적표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선수들은 그저 매 시합마다 여유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초조해 하는 것은 팬들이 하겠다. 10일 타이거즈를 압도한 트윈스의 모습이 좀 더 오래 유지되기를 기원한다.

*수은중독 : 1982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이종도의 만루 홈런을 보고 청룡 팬이 된 33년 골수 LG 트윈스 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두 자녀를 어여쁜 엘린이로 키우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