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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쇼 무너뜨린 카를로스 고메즈의 두 차례 초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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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소를 깼다!' 라이언 브론의 홈런을 축하해주는 카를로스 고메즈.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최근 13경기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16. 무서운 기세로 내달리던 커쇼의 질주가 멈춰섰다.

경기 초반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밀워키 선발 가야르도는 2회 2사 1,2루 위기를 넘기며 3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커쇼는 9타자로 첫 3이닝을 틀어막았다. 다저스가 때려낸 2개의 안타를 차치하고라도 최근 커쇼의 무시무시한 질주를 확인할 수 있었던 3이닝 퍼펙트는 팽팽한 흐름의 실타래를 다저스가 움켜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4회, 경기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됐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카를로스 고메즈는 커쇼의 초구 91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터뜨렸다. 3회까지 30개의 투구수로 순항하던 커쇼의 흐름이 살짝 어긋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사 후 브론을 상대한 커쇼는 볼 카운트 3-1에서 던진 5구째 패스트볼이 한 복판 높은 코스로 형성되며 우중간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5경기 38이닝 만에 나온 커쇼의 피홈런이었다.

다저스는 이어진 4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한 점을 따라 붙었다. 적시타 이후 터너의 주루플레이가 아쉬웠지만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지 않은 귀중한 한 점이었다.

선취점과 추가점, 그리고 쐐기점. 야구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2-1의 한 점차 상황, 더군다나 양 팀 모두 에이스가 출격한 경기에서 밀워키의 추가점과 다저스의 동점 사이에서 어떤 요소가 먼저 선행되는지는 경기 중반의 키포인트였다.

그리고 6회,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커쇼의 퍼펙트 흐름을 끊어냈던 고메즈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4회 초구를 공략해 2루타를 뽑아낸 고메즈는 6회에도 초구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섰다. 커쇼의 선택은 슬라이더. 하지만 86마일짜리 슬라이더는 한복판에 형성됐고, 고메즈는 여지없이 좌측 담장 너머로 공을 날려 보냈다. 고메즈의 시즌 19호 홈런이자 이날 경기 흐름에서 가장 중요했던 추가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다저스가 9회말 캠프의 솔로포로 2-3까지 추격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값진 홈런이었다.

결국 커쇼는 9회까지 5피안타 3실점 호투를 했음에도, 고메즈에게 던진 두 차례의 초구에 발목이 잡히며 완투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 가지 커쇼에게 아쉬웠던 점은 상대 타선의 성향을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밀워키는 애틀랜타와 함께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팀으로 손꼽힌다. 그 선봉장에는 카를로스 고메즈가 서 있는데, 고메즈는 이날까지 올 시즌 98번의 초구 타격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횟수를 기록한 선수다. 초구 타율 역시 .429로 대단히 높으며, 본인이 기록한 19개의 홈런 중 8개를 초구 타격에서 때려내고 있다. 반면 초구 이후의 타율은 .246로 뚝 떨어진다. 고메즈를 상대하는 커쇼의 첫 번째 탄착점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는 지점이면 어땠을까라는 결과론적인 아쉬움이 남는 이유들이다.

각각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밀워키와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투수가 상대 타자를 제압하기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초구 스트라이크며, 타자가 투수를 가장 공략하기 쉬운 타이밍 역시 초구다. 초구를 둘러싼 양 측의 오묘한 경계에서 가을에 다시 만나게 될 커쇼의 초구 선택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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