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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르릉 굉음·진동 내뿜으며 출발…언덕 오르내릴 때 안정적 기동 체감” [OK! K방산 ②]
기동 현장에서 K9A2 자주포 타보니…
넓어진 내부는 4, 5명 들어갈 정도 공간
특유의 소음·진동 고무궤도로 해결 기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디펜스)가 지난 9월 영국 DVD 전시회를 계기로 처음 공개한 K9A2 자주포를 이송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금 타면 중도에 못 내립니다. 소음이 좀 있을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의 말에 기자는 “늪지에서도 잘 주행한다는데 한 번 체험해보고 싶네요”라고 했다.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영국 베드퍼드셔 밀브룩프루빙그라운드(Millbrook Prooving Ground). 밀브룩프루빙 그라운드는 신형 차량의 여러 주행 성능을 평가하는 곳으로, 다양한 트랙이 마련돼 있다. 영국 육군의 MFP 자주포 획득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K9A2’ 자주포가 영국 DVD 전시회를 계기로 세계 최초로 공식 기동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기자는 개발연구진과 업체 및 군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인으로는 처음으로 K9A2 자주포를 탑승할 기회를 얻었다. 묘한 긴장감과 흥분이 동시에 느껴졌다. 한화 측은 영국 현지 방산업체들과 ‘팀 선더(Team Thunder)’를 꾸려 MFP사업 진출을 타진 중이다. 이날 밀브룩프루빙그라운드에서 이뤄진 K9A2 자주포의 세계 최초 공개 기동도 이의 일환이었다.

K9A2 자주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자동화 포신이 장착됐다는 점이다. 덕분에 승조원들이 따로 포탄과 장약을 수동으로 장전할 필요가 없다. 포 저장고가 자주포 상층부에 있어 승조원이 활동할 내부 여유공간도 넓어졌다. 두 번째로는 특허권을 가진 방산기업 소시디펜스의 고무궤도 장착을 추진 중이라는 점이다. 기존 철궤도와 비교할 때 중량과 소음, 진동을 줄이고,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K9A2 자주포 뒷자리에 올라탔다. 15인치가량의 디스플레이와 쿠션이 설치된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출발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문이 닫히고 육중한 K9A2 자주포가 ‘쿠르릉~’ 굉음과 진동을 내뿜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제 탑승해본 K9A2 자주포의 내부는 4, 5명이 들어갈 만큼 여유가 있었다. 영국 군 및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찾았을 때에는 8명이 동시에 들어가 설명을 듣기도 했다. 한화 측 관계자는 “보통 자주포는 포탄을 차체 내부에 보관하는데 K9A2는 자동화 포신을 장착하면서 포탄을 포탑 옆, 기체 상층부에 보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승조원들의 안전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기체 내부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기동 중에는 앞서 한화 측 관계자가 예고했던 대로 적잖은 소음이 있었다. 쿠션이 설치된 좌석이었지만 진동도 다소 감지됐다. 하지만 언덕 등 굴곡진 지형을 오르내릴 때에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기동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K9A2 자주포는 향후 추가 개선이 예정돼 있다. 한화 측 관계자는 “궤도형 차량이기 때문에 지형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서 “현재 철궤도에 따른 진동과 소음은 고무궤도를 도입하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 순환 공조 시스템으로 승조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편의장치도 들어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자주포 내부 여유공간이 생겨 다양한 옵션 추가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만난 영국군 관계자는 “영국군은 꼭 차를 마셔야 하는데 내부에 차를 끓일 수 있는 전열기구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농담과 함께 “넓은 내부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영국 베드퍼드셔=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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