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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작은 도시, K9 신형 자주포가 등장했다 [OK! K방산 ②]
궤도형 장갑차로 英 MFP사업 도전
현지업체들과 손잡아 ‘ Made in UK’
“이미 나토 국가들 사용” 검증 자신감
2032년까지 1조3000억원 규모 사업
다년간 사업 경험 RBSL 경쟁 유력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영국의 작은 도시 베드퍼드셔. 동양에서 온 ‘신형 자주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주포는 경쾌한 시동음과 함께 잔디로 된 턱을 안정적으로 넘었다. 자주포는 테스트 주행을 위해 트랙을 향했다. 현지 취재진들이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제복을 입고 선 영국군 장성·영관급 장교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분주히 귓속말을 주고 받았다. ‘팀썬더(Team Thunder)’ 마크가 찍힌 국방색 점퍼를 입은 한국인과 외국인 직원들이 그 사이에서 대화를 나눴다.

베드퍼드셔는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약 50마일(80km)떨어진 도시다. 베드퍼드셔에서는 지난 9월 영국군이 여는 방산박람회 DVD가 열렸다. 현장에서 만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규모는 작은 행사지만, 영국군이 신형 자주포 교체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심이 집중된 박람회”라면서 “이번 K9A2 기동은 사업 도입에 앞서 진행하는 일종의 쇼케이스”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국군의 새로운 장사정 자주포 도입사업인 MFP (Mobile Fires Platform)에 뛰어들었다. K9은 궤도로 움직이는 자주포 차량을 이번 현장에 선뵀다. 현지업체들과 함께 구성한 팀썬더라는 팀과 함께다.

▶‘영국에서 만듭니다’...팀썬더의 슬로건=팀썬더에는 한화 디펜스 외에도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UK, 수시 디펜스(Soucy Defence), 피어슨 엔지니어링(Peerson Engineering), 레오나르도(Leonardo), 호스트만 디펜스(Horstman Defence) 등 업체가 참여했다.

팀썬더는 영국 현지 부스에 ‘영국산, 전문가가 만듭니다(Made in UK, by Expert)’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현지에서 생산과 유지보수가 이뤄지길 바라는 영국 측 요구사항이 있었다고 한다.

파씨 파시비르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마케팅 담당 부장은 “팀썬더를 만든 목적 자체가 영국 방산업체를 한 곳에 모아 모든 K-9을 지역 내에서 제조하는 데 있다”면서 “영국은 국가의 주권능력을 중시하고, 한국은 영국에서 1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문제가 생길 시 한국에서 예비 부품을 공수하거나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MFP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영국에서 모든걸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록히드마틴 UK는 팀썬더의 영국 엔지니어링 파트를 담당한다. K9A2 장갑차의 실험과 검증도 록히드마틴 UK가 맡는다. 리차드 클레이던 록히드마틴 UK PM은 “이미 나토(NATO)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으니, 현지에서 검증받았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면서 “현재 자주포 발포 후 이동과 재배치 속도가 MFP 사업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선 록히드마틴 UK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수시 디펜스는 K9A2에 들어갈 궤도를 만든다. 철로 만든 궤도가 아니라 고무로 만든 궤도가 K9A2에는 탑재된다. 수시 디펜스에서 고유한 기술을 가진 제품이다. 피어슨 엔지니어링은 영국군 주력전차인 첼린저2, 첼린저3를 생산해온 회사로, 팀썬더가 MFP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실제 생산을 맡게 된다.

그외 한화는 레오나르도 UK와는 K9 플랫폼 선진화를 위한 협력, 호스트만 디펜스와는 K9 서스펜션을 고도화하기 위한 협력을 진행한다.

한화 측 관계자는 “영국 정부는 MFP 사업 참여 업체들에게 핵심 유저 요구사항을 발표한 상황”이라면서 “팀썬더 구성원들끼리 자주 모여서 영국정부의 요구조건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2032년 도입 1조3000억 원 사업...유력 경쟁자는 RBSL=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현재 MFP 사업의 총 예산 규모는 8억 파운드(한화 약 1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2032년까지 116대의 신형 자주포를 현장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9년에 18대를 우선 도입한다. 사업은 오는 2023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팀썬더의 유력한 경쟁상대는 독일 라인메탈과 영국 BAE 시스템의 합작사인 RBSL(Rheinmetall BAE Systems Land)이다.

다년간 사업 경험으로 MFP사업에서도 RBSL이 유리한 고지에 있단 평가다. RBSL은 2023년부터 생산될 예정인 영국군의 다용도 병력 수송 8륜 장갑차 복서(Boxer) 물량의 50%를 생산할 텔포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BAE 시스템 자체는 영국에서 앞서 사용한 AS90 자주포를 만든 회사기도 하다.

RBSL은 바퀴달린 차륜형 장갑차를 선뵐 것으로 보인다. 마노할 티야가라즈 BAE 한국지사장은 “보포르스(Bofors·BAE가 인수한 북유럽 방산업체) 사업부에서는 차륜형 자주포를 영국 국방부에 제안하려고 한다”면서 “이미 랜드(Land) 사업부에서는 영국 국방부와 차세대 탄약개발 솔루션 계약을 체결하고 MFP 차량에서 사용하게 될 155mm 탄약을 공급하기로 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영국 베드퍼드셔)=신대원·김성우 기자, 우원희·김정률·박정은 PD, 이윤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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