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29일 평택 제2함대사령부에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부터 기존 기념식 명칭을 승전기념식으로 변경했다. 제2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PKG)의 항해 모습 자료사진. 앞에서부터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해군은 29일 평택 제2함대사령부에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기념식’을 개최했다.

제2연평해전은 이전까지 ‘기념식’이란 이름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부터 ‘승전기념식’으로 변경됐다. 해군은 변경 배경에 대해 20주년을 맞아 북한군의 기습적인 공격에 결연한 의지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승전이라는 의미를 제고하고, 전사자와 참전장병, 유가족 명예 현양, 그리고 현재 NLL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의 전승의지를 고양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해군은 향후 제2연평해전 전적비 명칭도 제2연평해전 전승비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행사와 전적비 명칭은 해군 독자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일각에선 남북관계 정상화를 공언하며 전 정부에 비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 3월 25일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맞아 순국장병 묘역에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여당이 된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제2연평해전 발발 당시 선제공격을 당하고도 북한 함정을 격침시키지 못한 완패라며 해군의 자존심을 추락시킨 패전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해군이 지나치게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해군은 명칭 변경에 대한 공감대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20주년이 계기가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제2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북한의 경비정 2척이 NLL을 침범해 한국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하면서 발발했다. 남북 간 교전 끝에 화염에 휩싸인 북한 경비정 1척이 다른 1척과 함께 퇴각하면서 25분 만에 마무리됐다. 제2연평해전으로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상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했으며 북한군은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2002년 당시 서해교전으로 명명했으나 2008년 제2연평해전으로 전투 명칭을 변경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기념식도 승전기념식으로 바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