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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37년만에 신축한 국군교도소...“시설 좋아 호텔이냐고요?”
새단장한 국군교도소...직접가보니
독거실 늘리고, 바이오월 설치 등 환경개선
교도소 측 “수련생 관리에도 힘쓸 것”
국군교도소 사진. [사진=국군교도소]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김정률 PD]육군 7군단이 지키는 굳건한 관문을 지나야 한다. 이어서 차로 약 5분. 초병과 폐쇄회로(CC)TV가 지키는 삼엄한 길을 따라가면 ‘국군교도소’가 나온다. 교도소 주변에는 총 3중에 달하는 5.1m 높이 벽체가 서 있다. 재소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수용동 주변에는 첨단 센서가 들어간 철책이 서있다. ‘사회’에서 철저하게 분리된 장소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런데 이곳의 별칭은 ‘희망대’다. 미결수든 기결수든 국군교도소를 나가는 이후를 준비하는 공간이 이곳이라고 국군교도소측은 말했다. ‘보기만 해도 답답한, 사회와 동떨어진 이곳에서 희망이라니...’ 교도소측 설명은 쉽게 와닿지 않았다. 교도소 측이 말하는 그 희망을 찾아보며 현장에 임하자고 생각했다.

23일 신축 준공식이 열리는 국군교도소 공개행사에 지난 20일 다녀왔다. 군은 이번 행사를 “사상 최초이면서 향후에도 공개가 불가한 시설”이라고 소개했다. 앞으로는 가볼수가 없는 곳이 된다. 군은 재소자가 입소하고 난 뒤에는 시설을 공개할 수도 없거니와, 잦은 보도로 국군교도소를 거친 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줄 수 없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2시간. SK하이닉스와 장호원 시가지를 지나 상승대를 통해 국군교도소를 찾았다. 버스에서 내려 처음 보이는 건물은 ‘희망동’이었다.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다. 보는 사람 기준으로 희망동 좌측에는 군사경찰이 사용하는 병영이, 우측에는 재소자들이 쓰는 수용동과 관리동이 있다.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먼저 얘기를 드릴 게요. 저희는 재소자들을 ‘수련생’이라고 부릅니다. 계급 같은건 제외하고요. 법정용어는 ‘수용자’입니다. 하지만 사회로 나가기 전 수련을 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에서 수용자 대신 수련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죠.”

행사를 진행한 이용훈 국군교도소장(육군 중령)이 설명했다.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호칭에서부 터 ‘인권’을 배려하겠다는 의미다. 이 소장은 스스로를 ‘전과 2범’이라고 소개했다. 국군교도소에서 두 번째로 근무하고 있다는 장난섞인 표현이었다. 이 소장은 “소령시절 ‘교화과장’으로 국군교도소에서 한 차례 경험했기에 이번이 두번째 복무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의 설명과 함께 신축교도소의 통합관리동과 실제 교도소 내부를 둘러봤다.

통합관리동은 수련생들의 변호사 접견, 친인척면회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통합관리동에 먼저 들어가면 ‘바이오월(Bio-wall)’이라고 불리는 ‘식물로 뒤덮힌 벽’이 있다. 실제 벽에 풀을 심어뒀다. 수련생들이 밀폐된 공간에 있어도 심신의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용도다.

바이오월을 넘으면 접견실이 나온다. 수련생 쪽에 하나, 변호인 혹은 수련생의 친인척쪽에 하나 CCTV가 달린 방이다. 변호인 접견실과 친인척 접견실이 조금 형태가 다른데, 변호인 접견실은 재소자와 사이 별다른 칸막이가 없고 방음벽이 설치돼 말을 해도 말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는다. 친인척 접견실은 유리와 철창으로 된 칸막이가 있어 마이크에 대고 대화를 나눠야 했다.

국군교도소 측은 “공간만 보면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근무자들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효율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면서 “지문 및 카드인식 시스템으로 출입을 관리하며, 영상시스템을 통해 출입자에 대한 동선을 파악가능해 보안성이 높은 시설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도소 내부는 수련생들이 작업을 하고 교육을 받는 생활관과 실제 수용이 이뤄지고 잠을 자는 수용동으로 이뤄져 있다. 생활관에는 현재 작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소장은 “향후 각군에서 사용하는 마스크를 국군교도소에서 생산하게 된다”면서 “수련생들에게는 다양한 작업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군 입장에서는 물품을 사는데 구매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국군교도소에서는 각군에서 사용하는 침대를 직접 만들어왔다. 마스크로 생산품목을 바꾸게 된 이유는 현재 각군에서 사병들에게 매주 3개씩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그냥 코로나 뿐만이 아니고, 미세먼지나 황사때문에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국군교도소 사진. [사진=국군교도소]

수용동에는 앞서 봤던 바이오월이 설치돼 있었다. 수용동은 크게 두 부분이다. 공용휴게실인 데이룸과 수용자들이 잠을 자게 되는 혼거실과 독거실이다. 데이룸에는 각자 개인이 사용하는 샤워부스와 책상과 의자가 한몸으로 이뤄진 테이블, 그리고 수납공간이 자리해 있었다. 샤워부스가 1인실로 돼 있는데 인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소장은 “공용공간을 단순한 복도식이 아닌 거실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인데 이는 수용자에게 일정 부분 자율성을 부여하여 스스로 규율을 지키는 습성을 키우기 위해서 그랬다”고 했다.

수용동에는 80명 정도 인원이 함께 거주하게 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를 위해서일 수는 있지만, 습기가 많은 날씨임에도 공조기를 돌려서 수용동 안은 쾌적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국군교도소 측은 수용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썼다. 독거실은 이전보다 숫자를 대폭 늘렸다. 기존 수용동에는 26개가 설치돼 있었는데, 현재는 숫자가 52개에 달한다. 혼거실이든 독거실이든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하고, 수련생들이 시청할 수 있는 TV도 설치해 둔 상태다.

국군교도소 사진. [사진=국군교도소]

전체적으로 시설 측면에서는 흔히 생각하던 교도소 건물보다 깔끔하고, 여러부분에서 개선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수련생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생활여건이 나아지고 그래야 희망을 갖고 교도소 수감생활을 할 수 있는 취지에서 환경개선에 힘을 썼단다. 이 소장은 “교도소와 관련한 가장 잘못된 인식이 시설이 좋으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일각에서는 시설 좋으면 ‘호텔이냐’라고 하는데, 수련생들의 시설이 좋아야 교화·교정 효과를 내는 데 탁월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그런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수련생들이 입는 수용복에는 ‘희망’이라는 문구가 써 있다. 기존 교도복에 ‘죄수’라는 문구가 써 있는 것과 대비된다. 과거 서울에 위치했던 국군교도소가 이천으로 옮겨가고 37년 만의 시설 공사 완료다. 시설이 개선된만큼 재소자들의 생활권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기에 맞춰 바람직한 재소문화를 만드는 것도 필요해 보였다. 이에 이 소장은 “이번에 도입한 선진 교정·교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범적인 교정·교화 사례를 만들어나가겠다”라고 했다. 그는 “재소자들이 꿈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도 준비하고 있고, 실제 최근에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교정사고가 매년 급감하고, 국군교도소의 지난해 청원건수도 2020년 9건에서 2021년 4건으로 크게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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