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UAE를 방문중인 가운데 16일(현지시간) 4조원대 규모의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II UAE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천궁-II 무기체계. [헤럴드DB]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중인 가운데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의 4조원대 수출이 성사됐다. 방위사업청은 16일(현지시간) UAE 국방부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Ⅱ(M-SAM2) 획득을 결정해 UAE TTI사와 한국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간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UAE 국방부가 지난 11월 트위터를 통해 천궁-Ⅱ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지 두 달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두바이 엑스포 행사장에서 가진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에서 천궁-Ⅱ 계약과 관련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돼 기쁘다”며 양국 국방·방산 분야 협력이 확대돼온 점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방산 분야 공동연구개발과 UAE 내 생산, 제3국 공동진출 등 호혜적 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알 막툼 총리는 “양국의 방산협력에 만족하며 모든 분야 협력이 눈부시게 발전해 기쁘다”고 화답했다. 수출 규모는 35억달러(약 4조15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단일 무기체계 수출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문 대통령 순방을 수행중인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UAE와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한 방산협력의 성과”라면서 “UAE는 한국이 개발한 우수한 방공전력인 천궁-Ⅱ의 최초 도입국이며 UAE 군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이어 “천궁-Ⅱ의 수출 성공은 단일 무기체계 최대 규모로 전 세계에 K-방산의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후속 협력사업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우방국인 UAE와 방산협력 및 양국의 미래지향적 국가안보 협력 사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라카 원전 수출 및 운용과 한국군 아크부대의 파병 활동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UAE 수출을 발판으로 천궁-Ⅱ의 제3국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강 청장은 천궁-Ⅱ의 다른 나라 수출 협의가 진행중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는 “K-방산이라고 부를 만큼 최근 들어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중에 천궁-Ⅱ는 많은 관심을 받는 무기체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노후한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2012년부터 개발에 나선 천궁-Ⅱ는 요격미사일과 미사일을 지휘·통제하는 교전통제소, 적 미사일과 항공기를 탐지하는 다기능레이더(MFR), 그리고 발사대로 구성된 복합무기체계다. 이번에 UAE 측과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가 각각 계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길이 4m, 무게 400㎏, 최대속도 마하5이며 최대 사거리 40㎞,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목표물 타격이 가능하다. 1개 발사대에 최대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연속 발사할 수 있으며 1발당 가격은 15억원 수준이다.

특히 천궁-Ⅰ이 항공기 격추용인데 비해 천궁-Ⅱ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하다. 앞서 여러 차례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입증하기도 했다. 한국은 2018년 양산을 시작해 작년 11월 최초 포대물량이 군에 인도됐다.

이와 함께 한국과 UAE는 이날 문 대통령과 알 막툼 총리가 임석한 가운데 방위산업 및 국방기술 중장기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강 청장은 “양국의 우호관계 발전과 상호이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K-방산의 우수성을 알리고 양국의 국방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