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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ESA 레이다, 기술적 어려움 상당 부분 극복” [한국 항공우주산업 리포트⑤]
한화시스템 관계자에 들어보니
‘한번 해보자’ 생각이 현재의 동력
시제기 납품 테스트...수출 눈돌려
김형주 한화시스템 레이다연구소장. [헤럴드DB]
양태호 한화시스템 항공우주연구소장. [헤럴드DB]

“KF-21 보라매의 핵심기술인 AESA 레이다의 기술적 어려움은 어느 정도 극복한 단계입니다. 이제는 수출에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불가능하리라고만 여겨졌던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눈이자 핵심장비인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가 국내 개발을 넘어 수출시장을 타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헤럴드경제 취재진이 경기도 용인종합연구소에 만난 한화시스템 관계자들에게서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공대공·공대지·공대해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AESA 레이다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F-35A를 도입하면서 절충교역으로 기술을 이전받으려 했으나 미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후 한국형 전투기 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대두했으나 국내 자체 개발로 선회한 뒤 하드웨어 개발에 이어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해 체계 통합 시험을 진행하는 단계까지 진전됐다.

김형주 한화시스템 레이다연구소장은 “많은 분들이 전투기 자체 개발도 어려운데 거기에 들어가는 여러 센서와 체계 통합까지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리스크가 높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런데 현재 AESA 레이다 개발은 어느 정도 고비를 넘어 시험평가 단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특히 “기술적인 어려움도 상당 부분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AESA 레이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인도돼 KF-21 보라매 시제기에 장착돼있다. 한화시스템은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가상의 표적을 설정해 추적하는 등 지상시험을 병행중이며 조만간 해외에서 실제 항공기에 탑재해 비행시험도 가질 예정이다.

김 소장은 모두가 어렵다고 내다봤던 AESA 레이다 개발이 현재에 이르기까지는 이전의 연구성과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 우려했던 분들은 저희가 1980년대 말부터 여러 레이다를 개발해왔고 관련 기술을 상당히 축적해왔다는 점을 잘 몰랐던 것 같다”며 “능동위상배열 레이다 기술도 국방과학연구소와 2000년대 초중반부터 핵심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국내 개발로 결정됐을 때 전투기라는 특별한 환경을 접하지 못했던 탓에 어려움은 예상됐지만, 저희들이나 국과연은 한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며 “국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고, 저희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소장은 미국의 AESA 레이다 기술 이전 거부가 국내 방산기술 발전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나라 관련 산업 기술개발과 사업 확대로 이어진 것처럼 미국의 수출제한으로 국내 방산기술 발전과 관련 산업 확대로 이어진 전화위복의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아직 기술개발이 완료된 것이 아니고 여전히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반드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AESA 레이더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AESA 레이다는 오는 2026년 상반기 개발완료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를 계기로 이스라엘 국영기업 IAI 자회사인 엘타시스템과 AESA 레이다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의 안테나와 전원공급기, 그리고 엘타의 신호처리기를 통합하는 등 양측의 강점을 융합해 항공기용 AESA 레이다 수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의 시선은 우주로도 향하고 있다. 특히 우주인터넷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양태호 항공·우주연구소장은 “그룹 차원에서 ‘스페이스 허브’라는 조직을 출범시켰는데 한화가 가진 우주 발사체, 추진체, 탑재체 역량을 모아 우주산업을 꽃피우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우주 인터넷 사업과 관련해 우주 인터넷 통신을 넘어 자율주행차 등 폭넓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우주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글로벌 선도기업과 2~3년 정도 격차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따라잡은 상태라면서 “출발은 늦었지만 결국 얼마나 의욕을 갖고 투자하고 도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대원·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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