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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덱스에서 만난 ‘누리호 엔진’...‘더 가볍고 더 강한’ 75t의 액체심장 ‘두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핵심기술 살펴보니
외국기술 참고없이 밑바닥부터 자력으로 준비
33기 엔진활용 누적 184회·1만8290초 실험
참여업체들 “기술력 끌어올린 뜻 깊은 경험”
2021 아덱스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시한 75t엔진. 실제 누리호 발사 실험에 활용한 엔진이 전시됐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누리호는 나로호에 이은 대한민국의 두 번째 발사체지만 ‘한국형 발사체’로는 첫 번째다. 순수 국산 기술 발사체를 완성하겠다는 누리호 프로젝트의 원대한 포부는 12년 만에 우주 700㎞ 고도까지 발사체를 내보내는 데 성공했다.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는 못 이뤘지만 발사 자체만으로 이미 ‘훌륭한 성과’다. 기술 발전 측면에서도 많은 성과를 냈단 평가다.

누리호 발사 주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1) 현장에도 대한민국 발사체 기술이 선보였다. 특히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업체들의 기술력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힘들었지만 발사 준비를 통해 기술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됐다”는 소감을 내놨다.

누리호의 주엔진인 75t급 중대형 액체로켓엔진 개발에 참여한 서정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2팀 대리는 “외국 기술을 참고할 수 없다 보니 연구원들이 밑바닥부터 사업을 준비했다”면서 “인터넷과 관련 서적을 보면서 모양을 익혔고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시험을 거친 게 누리호의 75t 엔진”이라고 소개했다.

발사체 개발 기술은 국가 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미국의 수출규제(ITAR) 제약 탓에, 우주산업을 시작하는 국가는 독자적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해야만 한다. 현재 자력으로 발사체 발사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총 9개 국가에 불과하다.

중대형 액체로켓엔진도 개발이 쉽지 않은 분야다. 75t 엔진 개발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 7개 국가밖에 없는 중대형 로켓엔진 보유국이 됐다. 개발을 맡은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총 33기의 엔진을 활용해 총 184회·누적 연소 시간 1만8290초의 실험을 수행했다”며 “그 결과 엔진 중량을 기존 설계 대비 25% 가볍게 만드는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ADEX 2021 전시장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보인 발사체 모형도 눈길을 끌었다. KAI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누리호 1단 추진체 탱크와 체계 총조립에 참여했다. KAI 측 인사들은 이번 개발 과정에 대해 ‘어려움 극복의 연속’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현 발사체 생산팀 차장은 “탱크 개발 과정에서 곡률과 두께가 원했던 수준으로 나오지 않고 불량도 많이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고 자체적인 노하우를 획득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이원철 발사체 생산팀 수석도 “우리가 독자적으로 우주 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라면서 “향후 대한민국의 달이나 화성 탐사 사업에 있어서 이번 개발 과정이 기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ADEX 2021 전시장에서는 누리호 개발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지만 항공우주기술과 밀접한 미사일을 선보인 업체의 기술력도 눈길을 끌었다.

LIG 넥스원은 이번 전시회 기간 중거리·중고도 요격체계인 ‘천궁-Ⅱ’, 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LIG넥스원 해외 사업 부문 관계자는 “기존 유도미사일에 들어가던 IR(Infra-Red) 기술에 적외선 탐지기술을 더한 IIR(Image Infra-Red) 기술이 LIG 넥스원 유도무기의 강점”이라면서 “적외선 기술을 넣어 요격 정확성을 높인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LIG 넥스원이 유일하다”라고 했다.

성남(경기)=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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