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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내 ‘전두환 역쿠데타’ 움직임 있었다…美 공식문건·제보자 첫 확인
글라이스틴 대사 보고내용 공개
제보자 ‘이범준’ 장군…당시 국방 방산차관보 가능성
외교부는 16일 미국 지미카터 대통령 기록관으로부터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비밀해제된 미측 문서 사본 882페이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윌리엄 글라이스틴 전 주한미국대사에게 12·12 사태 이후 ‘역(逆)쿠데타’ 움직임을 제보한 군 관계자의 이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국이 당시 역쿠데타 모의에 강하게 반대한 사실도 이날 처음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외교부는 16일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 기록관으로부터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된 미측 문서 사본 882페이지를 전달받았다며 이 같은 내용의 문서를 공개했다. 1980년 2월 1일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미국대사는 미 국무부에 한국군 내에서 전두환을 몰아내려고 하는 움직임을 포착했으며, ‘이범준’이란 이름의 장군을 통해 미국 정부가 12·12사태 주모자들의 권력확장과 민간정부 장악에 반대하듯이 12·12사태를 되돌리려는 군 내부의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보고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규하 대통령에게 관련 음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양측에 강하게 경고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국무부에 상부 승인을 요청했다. 당시 미국의 입장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글라이스틴 전 대사에게 역쿠데타 모의 정황을 제보한 이 장군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범준 장군의 신원과 관련해 "신원을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며 "진상규명위 측에서 연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정보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의심되는 표기도 있다"며 "당시 전언됐던 내용이 문서로 묘사돼 있다는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이름으로 봤을 때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였던 이범준 전 교통부 장관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용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1과장은 “제보자 신원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범준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로 추정되는데 이미 돌아가셔서 직접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신의 회고록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서 역쿠데타 모의 세력의 지원요청을 받았다고 밝힌 글라이스틴 전 대사는 역쿠데타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국무부 본부에서 ‘예상외로 단안을 주저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주도에 의한 전두환 제거가 검토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글라이스틴 전 대사는 전했다.

글라이스틴 전 대사는 모의 주체를 ‘선배 장교그룹’으로 묘사했다. 이범준 장군은 육사 8기로 전두환(육사 11기)의 선배이며 12·12 사태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제보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최 과장의 설명이다.

이밖에 1980년 5월 8일 작성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NSC) 문서에는 1980년 5월 15일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 심각한 충돌이 예상되며 전두환이 이미 2∼3개의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기록됐다.

전두환을 공수부대 이동의 실질적 명령권자로 지목한 문서로 이는 전두환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대목으로 보인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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