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한의 리썰웨펀]군, 대북방송 맞대응할까?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
북한군 전날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 재구축 작업
우리 군, 고정식·이동식 대북 확성기 시설 보유
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 갖췄다"
북한군, 남측 대북 확성기 선제적 대응 나선 듯
23일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북한이 전날 대남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설치함에 따라 우리 군도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다시 설치해 맞대응할지 주목된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대남 방송을 시작할 경우에 대비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면서도 그간 북한군이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점을 고려해 상대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행위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대남 확성기 설치와 관련해 북한의 군사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군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대남 방송시설을 재설치한 의도에 대해 분석 중이다.

일단 북한군의 이런 행태는 북측의 대남전단(삐라) 살포에 맞대응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에 대비해 나온 선제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에서 대남전단을 살포하기로 하면서 남측이 대남전단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듯 하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북측의 대남전단 살포,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북측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수순으로 진행되어야겠지만 북측에서 이런 수순을 예상하고 미리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탈북자 면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북측에서는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이번 북측의 움직임 역시 그만큼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난 2년 전 철거한 고정식 확성기 방송시설을 다시 구축하는 방안보다는 대형 차량에 확성기 방송시설을 탑재한 이동식 시설을 최전방 곳곳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선제적인 방송에 나서지는 않고 북측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의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km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이 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한군 부대에서 밤낮으로 우리 군 방송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남측은 기존 고정식 확성기보다 10km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보낼 수 있는 신형 이동식 확성기 차량도 보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성능이 조악한 수준인 북측 방송시설은 독자적인 대남방송을 위한 시설이라기보다는 남측 방송을 북측에 잘 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라면서 "북측에서 먼저 대남방송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군은 전날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일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남 방송시설 재설치 작업을 진행했다.

확성기 방송 시설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양측이 동시에 철거했다.

북한은 2018년 5월 1일 최전방 지역 40여곳에 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 남측도 최전방 40여 곳에 설치한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같은 달 4일 철거했다.

당시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첫 이행사례로 꼽힌다.

4·27 판문점 선언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하였다"고 돼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시작돼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되고 시설도 철거됐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대응조치로 재설치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또 한 번 재개됐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