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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반기문, 위기의 유엔을 구하라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은 이전보다 훨씬 결연한 방법으로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16일 개막한 제 69차 유엔(UN) 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메시지에서 반기문 (사진ㆍ70)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의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예고했다. 유엔의 본래 목표였던 국제 분쟁 해결과 평화 정착 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여성 인권 신장, 개발협력 등 새롭게 등장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각국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유엔은 위상에 있어 격변기를 맞고 있다. 2012년 연임 당시 반 총장은 “우리는 통합과 상호 연결의 시대, 어떤 나라도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고 무거운 책임감을 공유한다”며 기후변화나 저개발, 민족ㆍ종교 분쟁 등의 초국가적 과제를 대처하기 위한 인류의 각성을 촉구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는 중동에 불어닥친 ‘이슬람국가(IS)’ 폭풍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나 시리아 문제보다 IS 문제가 더 까다로운 것은 IS가 하나의 국가, 정부가 아니라 종교 극단주의에 입각한 집단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무력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받지만 어떤 국제법과 규범, 외교 관례에도 구속 받지 않는 이들을 대화와 설득, 국제 규범을 주무기로 하는 유엔이 설득하기 쉽지 않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도 유엔의 중대한 과제다. 지난 2009년 21세기 말까지 기온상승을 현재보다 섭씨 1도로 목표를 설정했으나 목표치를 초과할 태세다. 기업 경쟁력과 성장률을 신경써야 하는 각국 정부는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뉘어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배출 감축률을 줄이려고 반목하고 있다.

이번 기후변화정상회의에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주요 배출국 정상들이 불참한 것도 남이 노력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면 거기에 편승하겠다는 각국의 ‘기회주의’의 발로다.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갖는 상임이사국(P5)에 대한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일본, 인도 등은 자신들도 상임이사국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고 한국과 개도국은 비상임이사국과 총회의 역할을 확대하길 요구하고 있다.

유엔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유엔 개혁에 착수해야 하는 반 총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위기를 맞았을때 모두의 눈은 지도자에게 향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무난하다’는 평을 주로 들어온 반 총장으로선 보다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만 하는 때다. 그가 이번 총회에서 각국 정상과 정부수반만 141명을 만난 것도 그에게 쏠린 기대와 그에 따른 부담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탕아로 낙인찍혔던 북한이“유엔 및 국제기구들과 기술 협조와 접촉, 의사소통을 도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약속한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반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그의 방북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 총장이 유엔의 오래된 숙제인 한반도 문제에서 한걸음 내딛음으로써 유엔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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