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비난수위 분석해보니>완전폐쇄는 원치 않는듯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개성공단을 둘러싸고 ‘통행제한→북측 인력 전원 철수→남측 체류 근로자 전원귀환’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북한의 비난 수위와 형식은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개성공단 체류인력의 전원 귀환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개성공단의 완전폐쇄는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29일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귀환 조치에 대해 “파렴치한 망동”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남측 인원들에 대한 강제추방과 개성공업지구의 완전폐쇄와 같은 중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분간 남측의 후속조치를 지켜보면서 개성공단의 폐쇄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지난 27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우리측의 ‘체류인원 전원 귀환’ 결정에 논평을 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26일 우리 정부의 당국 간 실무회담 제안과 중대조치 경고를 거부하면서 국가 최고 지도기간인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 형식을 취한 것과는 형식이나 격식 측면에서 대조적이다. 정부는 이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한의 의도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원회 정책국이 “기만적인 당국 간 회담설이나 내돌리며 우리에게 최후통첩식 중대조치라는 것을 운운해 댄다면 그것은 최후 파멸만 촉진케 할 뿐”이라고 비난한 데 반해, 이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남측이)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우리는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혀 그 수위가 현저하게 낮아졌다.

개성공단이 급박하게 돌아간 최근 나흘동안 북한의 성명이 “최후 파멸 촉진→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완전폐쇄와 같은 중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로 이어지며 개성공단에 대한 여운을 계속해서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이와관련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북한의 당국가체제를 이해해야 북측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한이 입장을 밝히는 통로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내각 소속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1차적인 의사소통 통로다. 우리 인력의 출입경 신청에 대한 동의서 전달을 담당할 만큼 실무적인 조직이다. 우리 언론이 개성공단에 대해 북한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돈줄로 표현한 것을 “존엄을 훼손했다”며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 처음 제기한 것도 바로 이곳이다.

당 외곽단체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는 좀더 대남 정책의 큰 흐름을 보여준다. 북한은 통행제한조치 이틀째인 지난 4일 김관진 국방장관의 인질구출 계획 발언에 대해 “못된 말을 계속하면 북 근로자를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나흘 뒤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북 근로자 전원철수를 선언했다.

국방위원회 정책국의 담화는제 1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은의 입장과 견해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언급하던 국방위가 처음 개성공단 문제에 등장한 것은 한국 정부의 ‘사실상의 대화 제의’에 대해 ‘도발 중지’와 ‘사죄’를 요구하면서다. 한미 합동 독수리연합 훈련의 중지와 각종 최신 무기를 통한 무력시위의 중지를 요구한 것으로 개성공단을 넘어 “안전보장 없이 대화 없다”는 김정은의 의중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27일 지도총국의 입장 발표와 29일 노동당의 논평은 개성공단 완전 폐쇄 직전의 상황을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임 교수는 “국방위가 우리 근로자 전원 철수를 비난하려면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할 수 밖에 없다”며 “김정일의 유훈 사업인 개성공단을 김정은이 자존심 때문에 버릴 수는 없는 만큼 실무급으로 수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난의 화법을 바꿈으로써 대화의 명분을 우리 정부가 만들어 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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