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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對중국 '반도체 견제' 韓동참 촉구…“첨단기술 보호 협력 강화”
존 커비 “경제적 압박에 중요 기술 지켜내는 노력 포함”
미중 패권 경쟁 속 ‘연대’ 강조하며 대중국 포위망 속내
우크라이나 문제 의제로…“지원은 각국이 결정할 사안”
美국방부 문건 유출에는 “비승인 방법으로 공개된 내용”
美NSC 차원 이례적인 韓 수행기자단 대상 브리핑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존 커비 미국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5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워싱턴DC)=정윤희·최은지 기자] 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견제’에 한국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미중간 패권경쟁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탈피하고 선명성을 더할지 주목된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5일(현지시간)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수행기자단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양국 행정부는 지난 기간 동안 협력을 심화해 왔는데 이것은 국가안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안보,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첨단기술을 보호하는데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했다”며 “여기에는 우리의 반도체와 관련된 투자를 조율하는 것도 포함되고, 어떤 경제적인 압박에 대해서 중요 기술을 지켜내는 노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한국 측에 중국 정부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의 반도체 수입을 금지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이 중국에 판매 물량을 늘리는 것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한미 간 연대를 내세워 전방위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안보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반도체 기업에 대한 규제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빈공간’을 메우지 않아야 중국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목된 우리 기업들은 물론 윤 대통령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이런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양국 간 공고한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NSC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방미 전 영미권 통신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등 상황을 전제하며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보도된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데에서 “고려하고 있다”로 나아간 것이다.

커비 조정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제공할 것을 요청할 것인지 묻는 말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인지, 지원한다면 어느 정도 지원할 것인지는 각 주권을 갖고 있는 모든 국가가 개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미국의 요청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한다는 모양새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기대하는 것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양국 정상 간에 반드시 토론은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 국방부 문건 유출로 제기된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문제에 대해 커비 조정관은 “비공개 정보가 비승인된 방법으로 공개된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 비인가된 공개와 관련 있는 국가들과 정규적으로 접촉해 왔다”며 사안에 대해 소통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자유와 같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신뢰를 흔들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NSC 관계자가 상대국 수행기자단의 프레스센터를 찾아와 직접 브리핑을 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국빈으로 초청된 만큼 미국이 외교적 성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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