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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산상봉 D-1> ‘침대에 누워서라도’…병마도 못 막는 혈육에 대한 그리움
[속초공동취재단=헤럴드경제 신대원 기자] 60년 넘게 헤어졌던 혈육에 대한 그리움은 병마도 막지 못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9일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과 동반 가족들이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집결하고 저마다 가슴 속에 간직해온 애절한 사연들이 공개되면서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고 있다.

다음날 고성을 통해 금강산으로 올라가게 될 상봉 대상자들은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휠체어를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띠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단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김섬겸(91)씨는 수액을 매단 채 이동식 간이침대에 누워 등록 접수대에 나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씨는 앞서 18일 속초에 도착했지만 감기증세가 심해져 쓰러졌다. 김씨는 이산가족 상봉단 등록 과정에서도 창백한 얼굴로 이동식 간이침대에 누운 채 아무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김씨는 어떻게 해서든 아들 김진천(66)씨와 딸 춘순(67)씨를 만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씨의 금강산행 여부는 속초에서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박춘재(72)씨는 북한에 사는 조카들을 만나기 위해 퇴원한지 이틀 만에 속초로 달려왔다.

집에서 쓰러지는 바람에 최근 20여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박씨는 이틀 전 퇴원했다.

아직까지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온 박씨는 “못 볼 줄만 알았던 조카들을 보고픈 마음에 몸이 불편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며 혈육을 만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일부 고령의 상봉 대상자들은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금강산에 보내주지 않을까 우려해 건강검진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의료진은 “대부분의 상봉 대상자들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고령인 탓에 혈압이 전체적으로 높아 걱정”이라며 “금강산 날씨가 추운데 뇌졸중, 뇌출혈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의사 5명, 간호사 5명, 지원인력 2명 등 12명의 의료진은 혈압과 체온, 당뇨 체크 이후 문진 등을 통해 건강검진을 진행했으며 야간에는 숙소를 방문해 재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 의료진은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도 따라가 상봉단의 건강을 책임지게 된다.

한편 20~22일까지 진행되는 1차 이산가족 상봉단은 올해 96세로 최고령자인 김성윤 할머니를 비롯해 90대 25명, 80대 41명, 70대 9명, 69세 이하 7명으로 70세 이상이 91.6%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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