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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제4회 늘푸른연극제 “선정 방식 변화, 많은 연극인들에 기회 제공”

  • 기사입력 2019-11-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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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늘푸른연극제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2016년 제1회 원로연극제를 시작으로 올 해로 4회를 맞이한 늘푸른연극제는 ‘그 꽃, 피다.’라는 부제 로 진행된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에서 제4회 늘푸른연극제 ‘그꽃, 피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가 표재순·정진수, 배우 김동수·김경태·박웅·이승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 스튜디오 반 이강선 대표가 참석했다.

서 대표는 “‘늘푸른연극제’는 원로 연극인들이 본인의 대표되는 무대를 보여드리는 장이다. 관객들에게는 연극계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며, 후배 연극인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치열하게 무대작업을 하는 원로 연극인들을 통해 새로운 연극의 정신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연극제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하프라이프’부터 ‘의자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황금 연못에 살다’ ‘이혼예찬!’ ‘노부인의 방문’ 등 총 6편의 작품이 상연된다. 각각 현실적인 노인들의 삶을 진지하게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돼 이 시대가 당면한 노인문제를 원로 연극인들의 힘 있는 메시지로 전달한다.

이번 연극제에서 달라진 부분은 작품의 선정 방식이다. 기존 심사위원들이 대상작을 선정해 의뢰를 하는 상황이었다면, 이번 4회에서는 공모를 진행, 심사를 통해 최종 무대에 오를 작품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서 대표는 “70세 이상의 연극인들을 원로의 기준으로 삼는데, 지금은 그런 분들의 입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많은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공모를 진행하게 됐다. 보다 현실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무대에 서고자 하는 원로들의 작품을 모아서 선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많은 연극계 원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저를 비롯한 모든 심사위원이 순수한 열정을 가진 분들이다. 경쟁의 개념 보다는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 중에 무대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고, 단순히 배우와 연출을 보는 것이 아닌 조명과 의상, 분장 등 연극을 만드는데 필요한 분야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작품의 경우는 순서의 차이는 있지만 실력이 안 되어서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4회 늘푸른연극제의 개막작으로는 ‘하프라이프’가 선정됐다. 캐나다의 수학 박사이자 철학자인 존 미톤의 희곡으로, 치매 등의 치료를 요하는 요양원에서 나이 든 노인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을 중심으로 나이듦과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표재순 연출은 “사랑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이든 이들의 사랑을 포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작품은 나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배우들 역시 작중의 인물과 나이가 엇비슷하기 때문에 공연을 보는 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입에는 따뜻한 미소가 지어질 수 있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표적 부조리 작품 ‘의자들’은 고립된 섬에서 단둘이 살아가는 노부부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지만 외부세계와 단절된 삶에서 느끼는 짙은 고독을 그려낸 작품이다. 원작을 재창작한 과정을 통해 웃음과 공포를 동시에 유발하는 한편, 사회 속의 단절에 대한 이야기로 시대를 관통한다. 배우 김경태는 “이번 연극제에 ‘의자들’이 부합하는 면이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인생의 부조리함, 그로인한 응어리들이 있다. 이를 대변인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했다.

프랑스의 국민 작가 안나 가발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미니멀한 무대와 2인 극으로 연극적 각색을 시도한 2018년 초연 당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우리가 행복한 게 당연하다고 믿는 것, 그게 바로 덫임을 일깨우며 현대인의 사랑 없는 결혼과 허구성에 대한 통렬한 일침을 가한다. 배우 김동수는 “2003년 책을 구입해서 읽고 공연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16년 정도를 책꽂이 속에 있던 것이다. 막을 올리고 나니 반응이 좋았고, 이 작품을 계속 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극제의 제목처럼 다시 피고 싶어서 도전했는데, 결과도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두이 작,연출의 ‘황금 연못에 살다’에는 2017 대한민국 예술원 상 수상의 영예에 빛나는 배우 박웅이 열연한다. ‘황금 연못에 살다’는 현대 한국 사회의 ‘가족’이란 문제와 의미를 작품 속 황혼에 접어든 노부부와 그들의 딸 미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서로의 오해와 편견을 깨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 새롭게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휴먼 드라마다. 특히 박웅은 이 무대에서 실제 부인인 장미자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그는 “오랫동안 함께 작품을 해서 서로가 이해하는 점이 있다. 함께 무대에 서면서 격려도 하지만, 부담은 두 배가 됐다”고 머쓱해 했다.

동아 연극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 등을 섭렵한 대한민국 희곡의 거장 윤대성 작의 ‘이혼예찬!’(원제: 이혼의 조건)은 노년에 접어든 부부의 갈등이 마침내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결혼 생활뿐 아니라 삶 그 자체의 ‘의미 없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있다. 정진수 예술감독을 필두로 박봉서, 차유경 등의 배우가 참여한다. 작품은 이번 연극제의 유일한 창작극이다. 정진수 연출은 “작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극작가 중 한 명인 윤대성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더해 현대연극이라는 말이 존재한다면, 그렇게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립극단의 대표 여배우 이승옥의 명연기를 만날 수 있는 ‘노부인의 방문’은 세계적인 희곡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작품으로, 큰 부자가 된 노부인이 30여 년 전 실연의 슬픔을 안고 떠났던 고향 도시를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살인 행위가 일어나는 상황을 통해 인류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쉽게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제4회 늘푸른연극제 ‘그 꽃, 피다.’는 12월 5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아트원씨어터 3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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