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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점] 커지는 뮤지컬 시장, 위축되는 뮤지컬 시상식…또 폐지수순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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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구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이러다 또 폐지 수순을 밟는 건 아닌지….”

1995년에 시작해 2013년까지 19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뮤지컬대상’, 2007년 한국뮤지컬협회 중심으로 시작된 ‘더 뮤지컬 어워즈’는 각각 2013년과 2015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예산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십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던 뮤지컬 시상식들이 연이어 폐지되자 업계는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불과 4년 전의 일인데, 그 당시와 같은 우려가 다시 터져 나왔다. 10월 28일 진행된 제8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의 축소에 따른 반응이다. 이 시상식은 2012년 서울뮤지컬페스티벌(SMF) 행사 중 하나로 시작, 국내 창작 뮤지컬만을 대상으로 했다. ‘예그린’이라는 명칭은 1966년 국내 최초의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제작한 예그린 악단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2016년 제5회 시상식부터는 규모를 확대해 ‘예그린뮤지컬어워드’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 1250석 규모의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심사대상을 ‘국내 창작 뮤지컬’에서 라이선스 뮤지컬을 포함하면서 몸집을 부풀렸다. 시상 분야도 넓고, 다양해졌다.

그 때와 비교하면 올해 행사는 매우 조촐했다. 대극장에서 중극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사전행사도, 매년 진행한 기자간담회도 생략됐다. 뿐만 아니라 라이선스 뮤지컬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국내 창작 뮤지컬만을 대상으로 했다. 즉 부풀렸던 몸집을 다시금 원상태로 되돌린 셈이다.

문제는 역시 ‘예산’이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윤진호 사장 취임 후 기존 사업들이 대체적으로 축소 됐다. 관계자는 “이미 예산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장이 취임했고, 지역문화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예산들이 나눠지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행사 축소가 폐지 수순이 아니냐는 관계자들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주최 측인 중구문화재단은 이번 행사의 축소를 두고 “최초 지향했던 ‘작지만 품격 있는 시상식’ 본연의 콘셉트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존폐를 논의하다 행사 축소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뮤지컬전문 시상식은 한국뮤지컬어워즈와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단 두 개 뿐이다. 관계자들의 성토는 단순히 시상식의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폐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시상식의 취지를 살펴보면 보통 한국 뮤지컬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고,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다. 결국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계속해서 존폐가 논의된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 참석한 배우를 비롯한 관계자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충무아트센터 윤진호 사장은 “이유리 조직위원장님과 많은 분들이 오셔서 뮤지컬계의 진심을 많이 전해주셨다. 조직위원회와 함께하는 과정에서 이 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으로 많이 느꼈다. 이 상이 앞으로도 뮤지컬계 특히 뮤지컬 창작활동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상으로 계속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충무아트센터는 뮤지컬 창작과 관련된 자기역할을 더욱더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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