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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상블;뷰] 뮤지컬 ‘스위니토드’에 꼭 필요한 존재...배우 신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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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디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매력 포인트는 시종일관 귀를 괴롭히는 기괴한 음악들이다.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는 음악은 작품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불길한 기운이 가득한 멜로디와 리듬은 소름끼치는 비극을 더 극단으로 몰아넣는다. 주로 앙상블 배우들이 이 분위기를 이끈다.

귀를 찢는 음향효과와 앙상블의 풍성한 보이스가 어우러지면서 넓은 공연장을 순식간에 음산한 분위기로 가득 채운다. 각자의 배우들은 저마다의 노래를 쏟아낸다. 여기서 발생하는 혼란은 당시의 시대상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린다. 배우 신재희도 앙상블 배우로서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 주축이 됐다.

◇ 배우 ‘신재희’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2014년 ‘프랑켄슈타인’ 초연에서 앙상블로 뽑혔다가 빅터의 집사였던 룽게 얼터로 공연한 것 이외에는 모든 작품에서 앙상블로 참여했습니다. ‘레베카’(2013, 2014, 2016) ‘엘리자벳’(2015) ‘모차르트!’(2016) ‘팬텀’(2017) ‘벤허’(2017) ‘지킬앤하이드’(2019) 등에서 공연했고, 지난 봄 오디션을 통해 ‘스위니토드’에 합류하게 됐어요. 배역 하나하나 모두 애착이 갑니다.

Q. 이번 ‘스위니토드’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A.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런던 거리에서는 하류층 시민, 포그 정신병원에서는 환자, 스위니토드가 터핀판사에게 편지 쓸 때는 그 편지 내용을 노래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터핀판사의 집에 갇혀 사는 조안나에게 새를 보여주며 위로하고, 조안나에게 첫눈에 반한 안소니에게 새를 파는 새 장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손드하임의 음악이 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연속된 ‘불협화음’에 음악을 맞추긴 힘들었을 것 같아요.

A. 맞아요. 불협화음 속에 노래를 하다 보면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의심을 믿음으로 이기고 가야 하는 상황이죠. 그래서 배우들 모두 본인의 등장 장면에서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빼먹지 않고 보컬룸에서 음악연습을 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열심히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 불협화음이 잘 맞았을 때 쾌감이 있어요. 손드하임의 음악이 정말 쉽지 않은데, 모든 배우들이 잘하고 있으니 저만 더 잘하면 될 것 같아요. (웃음)

Q.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알려지고 싶은가요.

A. 저는 매 공연이 당연한 게 아니라 제게 주어진 귀한 축복이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배우로서 김봉환 선생님처럼 오래오래 무대에 있었으면 좋겠고, 가장으로서는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 엄마를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삶의 본이 되는 아빠, 사회적으로는 제가 있는 곳에서 10년 후에도 또 그 이후로도 계속 필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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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2010 ‘화려한 휴가’에서 계엄군에게 돌을 던지며 저항했던 성필, 2013·2014·2016 ‘레베카’ 에서 막심 드윈터의 집사 프리츠, 2013 ‘보니앤클라이드’에서 클라이드 형제를 재판하던 판사, 2015 ‘엘리자벳’에서 6명의 황실 세력가중 하나인 켐펜 남작, 2016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와 대립각을 세우던 살리에르, 2017 ‘팬텀’에서 제라드 카리에르를 극장에서 쫓아낸 문화부장관, 2017 ‘벤허’에서 시저의 이야기를 큰소리로 대변했던 시저의 대신, 2017 ‘금강 1894’에서 진아를 쫓는 무사 도림, 2018 ‘닥터 지바고’에서 유리와 라라의 기차 탑승을 검열하던 소대장, 2019 ‘지킬앤하이드’에서 지킬 박사에게 약을 구해주는 비셋, 그리고 현재 ‘스위니토드’에서 안소니에게 새를 파는 새장수 역까지 어느 것 하나 애정이 담기지 않은 역할이 없다.

신재희는 누구보다 앙상블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때문에 자신이 그동안 선보였던 캐릭터를 하나하나 기억하고, 그 캐릭터의 특징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수많은 앙상블 중에서도 신재희가 돋보일 수 있던 이유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앙상블이 하는 역할이 ‘이거다’라고 정해져 있기보다는 주연, 조연, 앙상블 모두 작품 속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통해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것 같나요.

A.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해 무엇보다 저 자신의 인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앙상블 배우는 주·조연 배우에 비해 역할의 비중이 다르다 보니 출연료 등도 다른 건 사실이에요. 저도 예전에는 그런 부분을 아쉬워하기도 했었는데요, 아쉬운 부분을 생각하다 보면 제가 사랑하는 이 일에 불만도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주·조연 배우가 더 좋은 것뿐이지 앙상블 배우가 안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보다 제 스스로가 이 일을 더 사랑하고, 더 발전하고, 성장하고자 노력하며, 행복하고 감사하게 공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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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사회적 부조리를 재치 있는 비유를 통해 꼬집은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19세기 영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한때 아내와 딸을 보살피는 가장이자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바커가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터핀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사상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로 손꼽히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으로 파격적이고 소름 돋는 스토리와 입체적인 캐릭터, 수준 높은 음악이 어우러진 뮤지컬 스릴러다.

스위니토드 역에 조승우·홍광호·박은태, 러빗부인 역에 옥주현·김지현·린아, 터핀판사 역에 김도형·서영주, 안소니 역에 임준혁, 토비아스 역에 신주협·신재범, 조안나 역에 최서연·이지수, 피렐리 역에 조성지, 비들 역에 조휘가 캐스팅 됐다. 공연은 2020년 1월 2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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