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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영화 속 여성 캐릭터①] 피해자 또는 엄마, 韓 영화가 다룬 여성 캐릭터들

  • 기사입력 2019-10-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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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악마를 보았다'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걸캅스’와 ‘미쓰백’이 상영을 시작하자 흥행을 응원하기 위해 여성들이 연대했다. 그들은 ‘영혼 보내기’라는 새로운 영화 관람 문화까지 만들어내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혼 보내기’는 직접 영화관에 가지는 못해도 표를 사서 예매율과 관객수를 높여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관람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응원이나 후원의 의미에 가깝다. 이렇게라도 저력을 보여줘서 여성 중시 영화가 꾸준한 제작이 이뤄지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는 여성 중심 서사 영화가 그만큼 귀하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눈에 띄는 몇 작품 외에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영화들이 드물었다. 제작비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전한 장르 영화 위주로 제작이 됐고, 범죄 액션이나 누아르 같은 남성 중심 영화들이 그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제한적인 역할만 수행해야 했다. 확연히 쏠린 숫자는 물론, 철저히 남성 시각에서 바라본 수동적이고 대상화된 역할들이 대부분이었다.

2017년 개봉한 박훈정 감독의 영화 ‘VIP’에서는 여배우들의 역할명을 ‘여자시체1’ ‘홍콩 피해자’로 표현해 논란이 된 적 있다.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은 여성들은 이 영화 속에서 사이코패스의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해 잔인하게 살해 당해야 했다. 누군가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도구로 이용됐으며, 영화는 피해자가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또 길게 담아내며 전시하듯 보여주기도 했다.

‘악마를 보았다’ ‘범죄도시’와 같은 잔혹 범죄를 다룬 영화는 물론, 청년들의 유쾌한 수사극을 다룬 ‘청년경찰’에서도 여성들은 그저 피해자로 등장했다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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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마약왕' 스틸



또 다른 유형으로는 영화 ‘리얼’과 ‘마약왕’ 등에서 설리와 배두나가 보여준 팜므파탈의 모습이 있다. 대부분의 팜므파탈들은 성적인 매력을 뽐내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다가 누군가의 각성 계기가 된 뒤 소리 없이 사라진다.

그게 아니라면 여성들의 역할은 주로 엄마다.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등장해 답답함을 유발하거나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한 애틋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남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여배우들은 누군가의 아내, 또는 엄마로 제한적인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뺑반’에서 경찰 캐릭터로 카리스마를 뽐낸 염정아는 언론 시사회 직후 “오랜만에 누군가의 엄마나,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역할을 했다.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여배우들은 제대로 된 시나리오를 만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추상미는 최근 신작 홍보 차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한국엔 여성 감독보다 남성 감독이 많다. 그래서 영화 속 여성 캐릭터가 현실적이기보다 남성 시각에서 해석된 경우다 많다. 그런 점이 실망스럽고, 그런 캐릭터로 출연하기보다는 직접 현실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라고 연기자로 복귀할 뜻이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문소리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진행된 보그 매거진 화보 촬영장에서 “다양성은 한국 영화에서 건강함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다. 고전 영화들을 보면, 여배우들이 정말 아름답다. 얼굴의 힘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주는 기개가 대단했다. ‘센가, 약한 가’를 생각하는 패러다임을 벗어나, 한층 다채롭게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주체적이고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많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라고 다양한 여성 캐릭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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