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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버티고’ 천우희, 슬럼프 끝에 다시 찾은 연기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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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늘 강렬한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기던 천우희가 최근 힘을 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멜로가 체질’에서는 톡톡 튀는 30대를, ‘버티고’에서는 흔들리는 직장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상’ 이후 연기 슬럼프를 겪으며 주춤했던 천우희는 ‘버티고’를 통해 다시 연기에 대한 애정을 느꼈다. 한층 편안해진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천우희의 다음 행보도 기대된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천우희가 계약직 디자이너로 일하는 서영을 연기했다.

▲ ‘멜로가 체질’에 이어 ‘버티고’에서도 청춘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최근 일상적인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내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연기를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두 작품 연달아 현실적이고, 내 나이에 맞는 여자 캐릭터를 맡아 좋았다. 멜로도 해봐서 만족했다.”

▲ 유태오와의 진한 애정 연기, 나름 변신이다.

“멜로의 달인이 되고 싶다. 그전에는 멜로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다른 이야기들이 더 재밌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들에 관심이 갔다. 언제부터인가 일상에 닿아있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변화 계기가 있었나?

“‘멜로가 체질’ 들어가기 전에 한석규 선배님이 ‘있는 그대로 해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그러면서 ‘멜로가 가능할 때 많이 하는 게 좋다’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인간으로서 사랑의 감정이 중요하고, 또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멜로라고 하셨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게 사랑인데 왜 그걸 진부하다고 생각했는지 후회된다. 앞으로도 끌리는 이야기가 있다면 멜로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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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영화다. 감정이 깊은데 표현의 여지가 많지 않아 힘들었을 것 같다.


“서사적인 면에 기댈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이었다. 기교를 부려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공간에 존재하고 있으면 나를 잘 담아주실 거라고 믿었다. 기교보다는 진심이 필요했다. 한 신 한 신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

▲ 30대 청춘을 연이어 연기했다. 30대는 어떤 나이라고 생각하는가?

“30대는 어디에도 끼기 어려운 어중간한 나이인 것 같다. 어중간하기 때문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것도 같다. 30살 넘었을 때는 30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동시에 불안함도 있었다. 지금과는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많은 걸 이루고 싶었는데 이대로 한 해, 한 해가 가는 게 무서웠다. 그 시간이 지나고 의욕이 떨어진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나 힘든 시간을 지나고 보니까 조급함이 덜어졌다. 어떤 것들을 계획 한다고 해서 그대로 잘 되지는 않는다는 걸 알았다. 현재에 충실하면 돌이켜볼 때 좋은 결과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 영화의 어떤 부분이 가장 공감이 됐나?

“영화 결말에 나오는 대사가 꼭 내게 하는 말 같았다. 건강한 정신과 뚝심으로 지금까지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한 힘든 시기들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작년이 그랬다. 1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놓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봤는데 그 대사가 나한테 하는 이야기 같더라. 아팠던 시간들을 연기적으로도 치유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작품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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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슬럼프는 어떻게 이겨냈나?


“연기하는 순간이 제일 좋다. 물론 연기를 하면서 받는 상처도 있고, 힘든 순간들도 있지만 그걸 연기로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걸 느꼈다.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좋다. ‘버티고’를 하면서 마음을 추스렸다.”

▲ 연기 외에 위로가 되는 존재가 있다면?

“배우라는 직업이 힘들 때도 있지만 행복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원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만도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거기에 다른 사람에게 사랑까지 받는다. 내 연기가 아쉬울 때도 있다. 다 사랑하고 애정 하려고 하지만, 애증처럼 느껴지는 연기들도 있다. 근데 팬레터에서 내 연기가, 아니면 작품이 위로가 됐다는 말을 들을 때 엄청 큰 감동이 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고, 이런 감정을 느껴주는지 감사하다. 이 일에 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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