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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드라큘라’ 속에 녹인 결핍, 휴머니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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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레이앤씨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뮤지컬 ‘드라큘라’가 13년 만에 돌아왔다. 1998년 초연에 이어 2000년, 2006년 공연 이후 돌아온 ‘드라큘라’에는 약간의 변화가 감지됐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는 이전의 공연들보다 서정적인 감성선이 돋보였다.

원작 소설은 미신적인 형식과 의미를 시대에 맞게 근대화함으로써, 중세 신화가 과학 문명의 절정기인 현대에서도 활짝 꽃피게 하며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흡인력을 갖춘 작품으로 사랑받아왔다. 현대에 와서도 영화, 서적, 전시, 음악, 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재창작 및 변환되며 명작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작품은 원작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판타지적인 스토리보다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인간이 되길 갈구해온 드라큘라의 지독히 아프고 고독한 생애에 초점을 둬 서정적인 스토리와 음악으로 그려낸다. 특히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라큘라’와 달리 동유럽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과 오페레타 형식에 가까운 음악으로 드라큘라의 처절한 사랑을 그려냄과 동시에 긴 여운을 안겨준다.

노우성 연출은 드라큘라 캐릭터 변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의 드라큘라는 신이 만들어 놓은 운명 안에서 분노하고, 홀로 완전한 존재였다고 한다면 2019 드라큘라는 홀로는 설 수 없는 결핍이 가득한 인물로 그렸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큘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결핍’이라는 키워드로 설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핍’이라는 키워드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새로운 넘버도 추가됐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당신의 별’이라는 곡을 새로 쓰게 된 의도는 극 내용 자체가 드라큘라가 겪는 고난과 갈등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드라큘라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 때문에 이런 결핍을 겪고 있는지를 표현할 수 있는 곡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이 변화에 집중했다. 드라큘라 역의 배우 임태경은 “이번 ‘드라큘라’의 정체성을 이전 작품보다 휴머니즘이 강하게 담겨 있는 것이다. 영혼을 팔았으나 가장 인간다워지고 싶어 하는 드라큘라의 고난과 결핍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신성우 역시 “드라큘라의 심리에 극이 맞춰져 있다. 인간이 되지 못한 드라큘라의 마음을 서사적으로 자세히 만들어낸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인상적인 것은 1988년 초연에 참여했던 신성우부터 임태경, 엄기준, 빅스 켄이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노우성 연출은 네 명의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모두 다르다며 한 명, 한 명에게 애정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엄기준 배우의 경우는 직관력이 좋다. 순식간에 캐릭터를 잡아내고, 본능적으로 소화해내는 능력이 있다. 임태경은 다양한 스팩트럼의 노래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소화한다. 음악을 통해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하는데,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독사같이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켄은 정말 바쁘다. 그런 와중에서도 끊임없이 연습실을 찾아서 선배들이 연습하는 과정을 적어가면서 연습한다. 체력이 가장 쌩쌩해서 체력을 요하는 장면을 가장 잘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성우에 대해서는 “‘드라큘라’ 초연 당시 객석에서 신성우를 바라봤다. 22년이 지난 후에 배우와 연출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너무 특별한 경험이다. 캐릭터 자체에 대한 깊이와 이해는 연출인 저보다도 훨씬 더할 거다. 내면은 이미 드라큘라에 가장 정확하게 닿아있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고 추켜세웠다.

1897년 아일랜드 출신 작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큘라’는 영원히 죽지 못하는 숙명 때문에 괴로워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공연은 12월 1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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