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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점] “미디어 권력 횡포의 절정”…CJ·Mnet의 추악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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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헤럴드경제 스타&컬쳐팀= 함상범 기자] 오디션 명가라 불리는 CJENM 계열 채널 Mnet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오디션 순위 조작은 물론 일부 소속사들과의 커넥션, 소위 ‘노예 계약’까지, 소문만 무성했던 부분의 진상이 고개를 들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얻은 미디어 권력을 함부로 남용하는 CJ의 행태는 선을 넘었다.

MBC ‘PD 수첩’ 제작진은 Mnet 오디션과 관련된 제작진과 출연자 등을 만나 안준영 PD를 비롯한 CJ 내부 직원들이 시청자들과 힘없는 출연자들을 어떻게 기만했는지를 깊게 파헤쳤다.

‘아이돌학교’에서는 약 3000명에 해당하는 오디션 지원자들을 모두 떨어뜨리고 제작진이 선택한 약 41명의 출연자들만을 상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차 오디션은 명목상의 행위였고, 이미 제작진이 선택한 데뷔조는 따로 있었다. 아울러 감금에 해당하는 등 인권이 보호되지 않은 엄격한 촬영장 규율과 비인권적인 행동들로 인해 몸이 다치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 출연자도 적지 않았다.

제작진이 선택한 출연자들의 데뷔를 위해 조작한 정황도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아이돌학교’에 출연한 이해인은 제작진이 “미안하지만 데뷔시킬 수 없다”라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미 예정된 데뷔조가 있었다는 것이다. ‘프로듀스 X 101’은 조작 정황이 더 명확하게 밝혀졌다. 제보자들의 말에 의하면 ‘프로듀스X 101’ 소속 한 직원이 보낸 문자(연습생 득표수)가 자막을 통해 그대로 방송의 전파를 탄 것이다. 자막 팀은 이 직원이 보낸 문자만 믿고 자막을 송출했다. 현재 문자를 보낸 직원은 잠적한 상태다.

또 일부 소속사와의 커넥션도 드러났다. ‘프로듀스 X 101’에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들은 경연 곡을 미리 알고 준비했으며, 울림 엔터테인먼트의 한 출연자는 자신이 이번에 데뷔하지 못한다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다. 국민프로듀서는 허황된 마케팅에 불과했으며, 모든 것이 제작진과 일부 가요 관계자들의 손아귀에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CJ 계열의 자회사들은 폭력에 가까운 계약으로 가수의 꿈을 꿨던 출연자들의 마음을 찢어놓았다. 특히 한 댄스 경연 오디션에 출연한 연습생은 자회사가 계약했지만, 활동 스케줄을 전혀 잡아주지 않은 탓에 수익이 없었고, 이에 계약해지를 요구하자 이 회사는 약 1억 2000만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다른 소속사와 계약할 수도 없고, 돈도 벌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했으면서 쉽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위약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말 그대로 갑질과 횡포였다.

오디션 출연자들을 상대로 한 CJ 계열 제작자들의 행태는 듣기 힘들 정도였다. 휴대전화를 뺏기고 잠도 제대로 못 자게하며, 식사 시간은 물론 화장실마저도 정해진 시간에 가야하는 등 군대처럼 획일화 된 현장에서 인권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또 제작진에게 맞대응하는 출연자는 방송 분량이 없어지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등 갑질과 횡포 속에서 복종만을 강요했다. 공정하지 않은 계약을 빌미삼아 위약금을 요구하는 행태를 벌여놓고 “CJ에 물어봐라”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자회사의 행태에 인간적인 면은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안준영 PD는 ‘프로듀스 X 101’ 현장에서 “저희는 그냥 여러분들이 잘 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워너원이 약 200억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고, 이와 관련해서 성과급을 받는 그가 과연 일면식도 없는 연습생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발언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자신의 소속 연습생을 가수로 키우기 위해 뒤에서 제작진과 짜고 불공정 경쟁을 치르게 하는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위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연습생 출연자들은 꿈을 쫒아 오디션에서 혼신의 힘을 다 다했음에도, 결국 어른들의 장난질에 놀아나는 장난감에 불과했다. 가수의 꿈을 꾸고 있는 어린 친구들의 간절함을 ‘스타’라는 명목으로 유혹해, 철저한 불공정 행위로 상처 주는 어른들의 ‘돈놀이’, 그 추악한 민낯은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또 Mnet은 ‘월드클래스’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음에도 ‘월드클래스’를 향한 시선은 ‘짜고 치는 오디션’에 지나지 않는다. Mnet과 CJ 음반 계열 관계자들의 작품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친 지 오래다. 그 신뢰도는 제작진이 만들었다. 이제는 시청자들이 먼저 외면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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