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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암표의 늪①] 활동영역 옮긴 딱지장수, 온라인서 당당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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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딱지장수들이 활동 영역을 옮기고 당당해졌다.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티켓이 풀리면 덩달아 온라인상에서 암표상들이 활기를 띈다. 중고거래 사이트나 SNS가 주요 활동무대다. 스포츠 경기나 대형 콘서트장 앞에서 몰래 표를 팔던 ‘딱지장수’들이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힌 모양새다.

암표 거래는 분명 부적절한 행위임에도 조금만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그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제재할 현행법은 없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관련 법안이 발의 됐지만, 폐기되거나 계류 중이다. 번번이 법안이 무산된 셈이다.

실제 온라인상에서 티켓 불법거래는 생각이상으로 활성화되어 있다. 암표의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며, 기존 가격에 웃돈을 얹은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에는 그룹 워너원 암표 일부가 1000만원이 넘어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비단 워너원의 일만은 아니다. 다른 아이돌의 콘서트, 뮤지컬도 금액이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몇 백배까지 뛴다. 현실성 없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판매 게시물에는 ‘구매하고 싶다’는 댓글이 달리고, 판매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암표 거래 현황을 보여주는 통계도 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온·오프라인 암표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 콘서트표가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11만원)의 63배인 700만원에 판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유투(U2)의 내한공연 티켓은 암표가 정상가(9만9000원)의 약 23배인 224만원에 거래 중이었다. 10월 12일과 13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주니어 콘서트 티켓은 정상가(12만 1000원)의 10배인 125만원에, 내년 1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되는 퀸 내한공연은 18만 7000원 짜리가 224만원에 올라와 있다.

가수들의 콘서트 외에도 한류문화축제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 티켓은 5만원짜리가 24배인 123만원에, 뮤직페스티벌인 할리스커피 페스티벌 티켓은 3만원짜리가 13배인 38만 7000원에 유통 중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활동영역을 옮긴 암표상들은 당당했다. 인터넷 암표 판매가 불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2항이 인정하는 ‘암표 판매’의 범위는 경기장, 공연장 등 현장에서 암표를 판매하는 행위다. 적발 시 2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여기에 온라인 판매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이를 근절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이 빗발치지만 여전히 암표거래에 대한 법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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