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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퇴근길②] “퇴근길을 아세요?” 그들만의 리그, 양날의 검이라 불리는 이유

  • 기사입력 2019-10-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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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공연장을 찾은 일반 관객들에게 “퇴근길 문화를 아고 있냐”고 질문에 어떤 반응이 나올까. “퇴근길이 뭐냐”고 되묻거나, 고개를 내젓는 이들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는 퇴근길 문화를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경우다. 후자는 후자는 퇴근길에 참석하는 일부 관객들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이다.

퇴근길 문화가 논란이 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공연질서를 흐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공연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거나, 퇴근길 행사에 참여하려는 인파가 다른 관객들의 귀가를 지연시키는 등의 행동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되어 왔다. 이에 실제 공연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관객, 퇴근길에 참여해 본 관객, 공연 관계자의 생각을 들어봤다.

◇ “저 사람들 뭐야?”

평소 뮤지컬 공연을 즐긴다는 29세 A씨는 “과거 뮤지컬 ‘레베카’를 본 적이 있다. 1층 앞자리에서 보고 있었는데 커튼콜이 끝나고 여운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음악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양쪽 문이 열리면서 공연장이 환해졌다, 어두졌다를 반복했다. 몇몇 관객들이 줄줄이 나가면서다. 뒤늦게 알게 됐는데 그날 공연한 아이돌 배우의 퇴근길을 보려고 급하게 뛰쳐나간 거였다. 그 뒤로 아이돌이 출연하는 공연은 되도록 피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33세 B씨도 유사한 경험을 했다. B씨는 “스탠딩 공연에서 안 좋은 경험이 있다. 스테이지가 이동되는 공연이었는데, 특정 배우의 팬들이 ‘대포’라고 불리는 큰 카메라를 들고 공연장을 뛰어다닌다. 그 배우만을 보러 온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배우의 동선을 파악하고 미리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팬들의 카메라에 다른 관객들이 어깨를 찍히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어 “아니나 다를까 끝날 때도 무작정 사람들을 밀치고 퇴근길을 보려고 주차장으로 뛰어가더라. 안정성에 위협을 많이 느꼈다. 밖으로 나가보니 주차장에 줄이 길에 늘어서 있는 게 난리도 아니었다. 군중이 모였다는 단어를 쓸 정도다. 덕분에 집에 가려고 탈출(?)하는데 한참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팬덤의 다양성, 변질된 문화 아쉬워”

퇴근길에 직접 참여했던 관객도 있었다. 그 역시 달라진 퇴근길에는 부정적이었다. 직장인 C씨는 “퇴근길 행사를 하는 것 자체는 괜찮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연극이란 무대 자체가 배우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 무대를 통해 배우의 팬이 된 사람도 있을 거다. 저도 공연을 즐기는 입장에서 퇴근길 행사는 팬덤의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극성맞은 팬들 때문에 퇴근길 행사가 거의 공식적인 ‘팬미팅’이 되는 것 같아서 아쉬운 점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 “퇴근길, 양날의 검”

그렇다면 공연 관계자는 이런 퇴근길 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다수의 공연을 올린 경험이 있는 한 뮤지컬 홍보사 관계자는 “공연 끝나고 길게는 1시간에서 2시간까지 (퇴근길 행사를)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연차가 있는 배우들은 알아서 마무리하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신인의 경우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새벽까지도 남아서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저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도 자신을 위한 행동이고, 잘 되면 회전문 팬들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퇴근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반대로 퇴근길 중에 배우에게 실망해 공연을 더 이상 찾지 않는 팬들도 있다. 데이터 상으로 집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퇴근길이 관객유치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양날의 검’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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