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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가장 보통의 연애’ 달콤함은 없지만…‘공감’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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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가장 보통의 연애’는 연애 직전, 소위 ‘썸’타는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그러나 달달하고, 설렘 가득한 전개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사랑에 통달한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뤘기에 현실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지질하기까지 하다. 내 친구의 이야기를 엿보는 것 같은 현실감이 이 영화의 뚜렷한 장점이 된다.

2일 개봉하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게 상처 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멜로 영화하면 달달하거나 아니면 애틋한 분위기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 로맨스를 표방한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는 핑크빛 분위기를 엿볼 수 없다. 상처 받을 대로 받고, 사랑에 대한 환상을 깨진지 오래인 재훈과 선영은 끌리는 마음을 억지로 붙잡으며 상대가 먼저 용기 내주기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마냥 조심스러운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여자 친구에게 배신당한 상처를 가진 재훈은 매일 같이 술을 마시며 절절한 속내를 토로한다. ‘뭐해?’ ‘자니?’ 등 해서는 안 될 문자를 보내고 후회하는 재훈의 지질한 모습들이 현실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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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



이 과정이 반복돼 답답할 때도 있지만, 미묘하게 변화하는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술에 취해 서로에게 다가가던 재훈과 선영이 술이 깨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며 다시 멀어지는 시끌벅적한 ‘밀당’의 과정이 영화 내내 이어져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야기에 설렘은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누구나 공감할 법한 감정들이 이어져 흥미가 유지된다.

두 사람이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이라는 설정이 만드는 에피소드들도 풍성함을 더한다. 회사 내 단체 채팅방 메시지를 보낼 때 조심 또 조심하는 직장인의 모습 등 현실감 넘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선영에게만 불리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현실 반영적 성격도 강조된다.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까지 더해지면 흥미가 더욱 커진다. 사랑을 믿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미묘한 감정의 차이들을 결정적으로 짚어내는 선영 역의 공효진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지질하지만, 속내를 그대로 내비치는 순수한 면을 가진 재훈 역의 김래원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음주 장면이 지나치게 많고, 술 먹고 진상 부리는 행태를 남자들의 순수함으로 둔갑하는 과정은 다소 무리수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가장 보통’이라고 말했지만, 그 누구보다 시끌벅적하게 ‘썸’을 타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감정만큼은 분명한 강점이다. 사랑 앞에 망설이고 주저하는 마음을 느껴본 이들이라면 두 사람의 감정들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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