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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엑시트’, 재난 영화 클리셰 부수고 얻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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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엑시트'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엑시트’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유쾌함을 유지한다. 무거운 재난 블록버스터에 지친 이들이라면 ‘엑시트’ 속 사이다 활약이 시원하게 느껴질 것이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 영화다.

재난 영화하면 떠오르는 클리셰들을 최대한 지우려고 노력한 영화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과정에서 나오는 비장한 슬픔이 지배하기 마련이지만, ‘엑시트’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캐릭터의 힘이 가장 컸다.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기 일쑤인 청년 백수지만, 기죽지 않는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준 용남과 취업은 했지만, 이기적인 상사 때문에 고통 받는 의주의 씩씩한 성격이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재난에 맞서는 캐릭터들의 성격이 확실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억지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특히 민폐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느 재난 영화에서는 문제 해결을 힘들게 만들기 위해 갈등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답답한 행동은 ‘민폐 캐릭터’라는 단어를 만들 만큼 부정적인 시선을 받지만 ‘엑시트’에서는 모든 캐릭터들이 제 역할을 하며 시원한 활약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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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엑시트' 스틸



대신 재난을 극복하는 상황 자체를 집중 조명하며 긴박감을 만들어낸다. 산악 동아리에서 만난 용남과 의주는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고층 빌딩을 옮겨 다니며 고군분투하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라는 명확한 설정이 현실감을 부여하고, 어떤 장치도 없이 맨몸으로 펼치는 액션을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살아남는 것만을 목표로 영화 내내 달리는 용남과 의주처럼, ‘엑시트’는 웃음 가득한 재난 영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묵직하게 내달린다.

다만 재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지나치게 씩씩한 주인공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 시대 청춘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어려움들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리얼리티를 놓치지 않는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살린 배우들의 활약도 몰입을 돕는다. 생활 연기 분야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조정석은 지질하지만 미워 할려야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웃게 한다. 스크린 첫 주연인 임윤아도 책임감과 살아남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실적인 감정들을 안정적으로 연기했으며, 코믹 연기까지 맛깔나게 소화하며 영화의 장점을 살린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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