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채윤 기자] 가수 정재형이 지난 10일 새 앨범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를 발표했다. 2010년에 발매된 앨범 ‘르 쁘띠 피아노(Le Petit Piano)’ 이후 9년 만의 앨범으로, ‘자연’과 ‘나’를 오랜 시간 들여다본 뒤에 받은 영감을 정재형 색깔로 불어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폭넓은 감성을 한층 풍성해진 사운드로 표현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라 메르(La Mer)’는 ‘바다’라는 뜻을 지녔다. 잔잔하다가도 맹렬하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극적인 전개를 펼친다.

최근 컴백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안테나 사옥에서 정재형을 만났다. 그는 차분하면서도 오랜만의 복귀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9년 만의 복귀, 소감이 어떤가?

“너무 오랜만이라 ‘잘 마쳤을까?’하는 그런 생각과 ‘어떻게 들으실까?’하는 궁금함이 공존하고 있다. 설렘과 여러 가지 감정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떨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 2010년 앨범 발매 이후 9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

“9년 내내 음반을 준비한 건 아니다. 중간에 뮤지컬과 영화 음악 작업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이 앨범을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한 건 아니다.”

▲ 이번 앨범은 ‘바다’ ‘미풍’ ‘산’ 등의 자연을 표현했다. 평소에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자연에서 느꼈던 충만함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나에게 3주라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작업 여행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일본으로 가게 됐다. 산꼭대기 오두막에 있는 작업실이 어색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자연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집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 풀, 벌레 소리들을 들으면서 나를 투영해 곡이 자연스럽게 써졌다.”

▲ 음악 작업을 위해 방송과 라디오 DJ 자리까지 정리하고 떠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게 스케줄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그전까지는 없었다. 너무 막막했다. 이 앨범을 만든다는 게 어느 정도 그림도 그려져야 하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섰어야했는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나는 음악하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컸다. 음악을 만들고 녹음할 때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난 음악할 때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렇게 다 내려놓고 준비했다.”

▲ 이번 앨범은 전작과 어떻게 다른가?

“피아노를 작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 이번에는 피아노와 다른 악기와 소통하면서 조금 스케일이 커졌다. 또 직접적이기도 하고 풍성해진 사운드는 전작과 다르다.”



▲ 클래식과 대중가요, 본인은 어느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나?

“사실 나는 가요, 대중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조금 다른 정재형 표 음악일 뿐이다”라며 “최대한 완벽하게 곡을 만들어 내는 대신 가볍게 던지고 싶다. 난 대중 가수가 좋다.”

▲ ‘불후의 명곡’을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다. 출연하면서 음악에 대한 생각이 변한 게 있나?

“음악에 대한 생각이 넓어졌다. 출연 전에는 내가 생각하는 틀 안에서 음악을 바라봤다면 이제는 그 시선 자체가 넓어졌다. 다양하게 음악을 하는 사람이 많고, 존중 받아야하는 것도 느끼고 배우고 있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내 음악으로 ‘위안 받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걸 공연 등을 통해서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가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음악인으로서의 정재형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며 "막상 들어보면 어려운 음악도 아니다. 정재형 표 음악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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