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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희의 뷰잇] 현실판 ‘아름다운 세상’ 더 강력한 처벌…“안되나요?”

  • 중학생 집단폭행 가해자, 이례적 중형 선고
  • 기사입력 2019-05-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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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 가해자의 아버지이자 학교 재단인 세아제단 이사장 (사진=JTBC)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은수 기자] “우리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가 돼서 누군가를 죽게 했다면, 그 사실을 나만 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남편도 대답을 망설였지요.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 폭력 가해 학생 부모의 민낯과 피해 학생 부모의 고통을 너무도 현실적으로 드러낸 작품입니다. 중학생이 될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볼 때마다 가슴을 졸이게 됩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디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부모 바람대로 된답니까. ‘혹시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된다면, 나도 저 부모처럼 할 것인가? 혹시 피해자가 된다면 저 부모처럼 진실을 쫓을 수 있을까’ 수도 없이 내 자신을 투영시켜보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추악합니다. 너무도 추악한 어른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서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 준석(서동현)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선호(남다름)는 옥상에서 떨어졌습니다.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의 선호는 병원에 누운 채 지냅니다. 사고 당시 옥상에서 떨어진 채 의식을 잃은 선호를 우연히 목격한 은주(조여정)는 아들 준석을 의심합니다. 그러면서도 사고 현장을 자살 현장으로 위장했습니다. 이를 목격한 학교 보안관 대길(김학선)을 돈으로 매수합니다. 마약 중독 아들 때문에 형사 직을 잃은 대길은 또 다시 아들 때문에 돈이 필요하게 됩니다. 결국 갖고 있던 녹음파일과 증거를 학교 이사장이자 준석의 아버지인 준표(오만석)에게 내밀며 돈을 요구합니다. 이렇게 결탁된 가해자 주변 인물들은 피해자와 주변 인물들에게 다시 한 번 가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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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준석의 엄마인 은주는 사건의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다가 선호를 해치려 한다. (사진=JTBC)



학교 이사장인 준표는 여론 몰이를 해 선호의 부모인 무진(박희순)과 인하(추자연)를 누워 있는 아들을 빌미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으로 몹니다. 학교를 둘러싼 인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지만 부모는 강합니다. 성향,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 사고 당일 정황 등으로 미루어볼 때 선호가 자살을 기도했을 리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무진과 인하는 진실을 향해 힘겹게 나아갑니다. 드라마는 아직 방영 중입니다. 가해를 하고도 진실을 은폐하려는 가해 학생과 그 부모는 이제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진실 앞에 좌불안석 중입니다. 부디 드라마에서라도 가해 학생과 그 부모에게 엄벌이 내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이 같은 일이 브라운관 안에서만 일어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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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소년들의 집단폭행과 이로 인한 피해자 사망 사건에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 (사진=픽사베이)



바람과 달리 현실은 잔인합니다.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친구들에게 가혹한 폭행을 당하다가 사망한 A군 이야기가 또 다시 신문지상을 오르내립니다.

A군은 3시간 넘게 이어지는 폭행을 피하려다가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당시 가해 학생들은 A군을 무릎 꿇린 후 주먹과 발, 허리띠로 마구자비 폭행을 했습니다. 폭행 과정에서 목을 조르기도 하고, A군의 입을 벌리게 해 가래침을 뱉기도 했습니다. 또한 쓰러진 A군이 바닥에 쓰러지자 담배 3개피를 물려 눈물이나 침을 흘리면 추가로 폭행을 합니다. 바지를 벗겨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습니다. 계속된 폭행을 참다못한 A군은 아파트 옥상 아래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로 뛰어내립니다. 하지만 중심을 잃은 A군은 이내 추락했습니다. 혹자는 가해자들의 이 같은 폭력 행위에 대해 조직폭력배보다 심하다고 평가 합니다. 재판에 넘겨진 아이들 중 2명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폭행 부분은 인정하지만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흡사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듯한 가해자들의 뻔뻔함이 현실에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인천 연수구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을 재판한 표극창 부장판사는 14세의 가해 학생들에게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지난 14일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장시간에 걸친 피고인들의 가혹 행위에 극심한 공포심과 수치심에 사로잡혔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극단적인 탈출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며 가해 학생 측의 ‘죽음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상해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해학생 4명 중 혐의를 인정한 B군과 C양에게 각각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1년6개월, 장기 징역 4년~단기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혐의를 부인한 두 남학생은 각각 징역 7년~단기 징역 4년, 장기 징역 6년~단기 징역 3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소년법에 따라 미성년자의 형기는 장기, 단기로 나눠 선고할 수 있는데 단기 형량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아 조기 출소할 수 있습니다. 상해치사 형량은 소년범의 경우 장기징역 10년~단기징역 5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미성년자를 향한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중형’으로 표현됩니다. 국민 법 감정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 학생이 죽었고, 그 부모가 평생 받을 고통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국민 여론에 따라 미성년자 처벌 기준에 대한 법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들의 저지르는 범죄의 강도가 심각해지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는 데 공함한 정부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의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등, 학교폭력대책을 적극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 안팎 청소년 폭력 예방 보완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우선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의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의 기준을 낮출 방침입니다. 처벌 기준은 현재 14세 미만에서 정부는 13세 미만으로 형법과 소년법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력합니다.

학교 현장의 학교 폭력 대응방법도 정비합니다. 단순·경미 한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자체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자체 종결제'를 도입하되, 학교폭력을 은폐한 경우 가중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전국 단위 학교폭력 피해 학생 전담 지원기관을 4곳으로 확대하고, 위기 학생에 대한 진단·상담을 더 체계적으로 하고자 '학교상담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합니다. 2020학년도 임용고사부터 전문상담교사 임용 시험에 상담 실무, 실기평가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를 비롯한 학교 안팎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은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아이들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막을 수 없다면 다음은 어른의 몫이겠지요.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이 가치 있는 이유입니다. 드라마는 교사와 학부모, 가해 학생의 부모와 그 주변 인물들로 하여금 피해자와 가족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부디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피해 학생과 가족들의 고통을 공감해 보아야 합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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