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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회 맞은 ‘개그콘서트’, 추억 소환했지만 여전히 남은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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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기자] ‘개그콘서트’가 20년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친다.

19일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는 1000회를 맞아 2000년대 인기를 모았던 추억의 스타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20년을 한 자리에서 돌아보는 자리인 만큼 ‘비상 대책 위원회’ ‘분장실의 강선생님’ ‘사랑의 가족’ ‘씁쓸한 인생’ ‘봉숭아 학당’ 등 과거의 인기 코너와 인기 캐릭터가 다시 무대에 섰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란에는 “오랜만에 웃었다” “끝까지 ‘개그콘서트’를 봤다”며 옛 인기 코너들의 소환을 반겼다.

지난 수년 동안 한 자릿수 시청률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개콘’은 한때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일요 예능의 강자로 군림했다. 인기 개그맨들의 활약과 매주 새롭게 선보이는 탄탄한 코너들 덕분이었다. 이는 곧 현재까지 장수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또 개그의 흐름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대중 정서에 맞게 코너 전체의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다가도, 개그맨 개인 역량에 초점을 맞춰 수많은 유행어를 만든 적도 있었다. 또 외모만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1000회 특집은 이런 ‘개콘’의 다양한 역사를 한번에 보여줬다. 그러나 동시에 ‘개콘’의 현실과 향후 불확실한 미래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1000회 특집에서 보여준 ‘씁쓸한 인생’의 가학성이나 ‘사랑의 가족’의 외모 비하 ‘봉숭아학당’의 성적 코드 등 과거의 웃음소재 중 일부는 요즘 사용할 경우 논란거리를 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코드들이 옛 코너들의 인기의 바탕이었고, 1000회 특집 방송을 보고 ‘오랜만에 웃었다’라는 시청자 역시 ‘현 시점’에서도 그 코드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러 문제 제기로 개그맨들 스스로 허용 수위를 확 낮췄다.

비단 이런 개그 소재의 축소가 ‘개콘’ 시청률 하락과 부진의 모든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일정 수준의 소재 제한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개그 소재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그 소재는 안돼”라는 선 긋기가 개그맨들의 창작을 위축시킨 것이다.

과거 ‘개콘’은 한주의 마감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문화코드였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 울리는 엔딩송은 하나의 상징으로 시청자들에게 위력을 발휘했다. ‘개콘’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해 스트레스를 해소시킴과 동시에 월요병을 발병시키는 주요 원인이었다.

1000회 특집이 화제성만 남기고 가기에는 안타까운 지점이 이 부분이다. 선후배 개그맨들 뿐 아니라 방송사 관계자들까지도 논의할 숙제들을 잔뜩 남겼기 때문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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