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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뷰티풀 보이스’, 신선함 앗아간 서사의 단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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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뷰티풀 보이스'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영화 ‘뷰티풀 보이스’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성우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있다. 그러나 결국 한정적인 배경과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저예산 영화의 단점을 고스란히 남긴다.

22일 개봉하는 ‘뷰티풀 보이스’는 좁아터진 부스 안에서 광고주가 내린 새로운 미션을 소화해야 하는 성우들의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영화다.

저예산 영화인 이번 영화는 큰 스케일과 이야기의 방대함보다는 녹음실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효과적으로 재미를 만들어낸다. 4차원 ‘덕후’부터 남몰래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과거 톱 성우, 1인 미디어에서 더빙 아티스트로 활약 중인 청년 등이 펼치는 활약이 유쾌함을 자아내는 것이다.

때문에 5명의 성우와 회사 대표 박 사장(박호산 분), 연출을 맡은 이 감독(연제욱 분), 광고주 강 팀장(배유람 분) 등 등장인물들이 녹음실로 모여드는 영화 초반은 흥미진진하다. 아끼는 인형을 사람처럼 대하는 16차원 유리(문지인 분)부터 지나친 의욕으로 주변인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광철(김정팔 분)까지, 그들의 독특한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 웃음은 저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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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뷰티풀 보이스' 스틸



엉뚱함으로 무장한 이들이 선사하는 웃음 외에도 현실적인 에피소드가 주는 뭉클함이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배우를 꿈꿨지만 현실은 단역을 전전하며 쫓겨나기 바쁜 톱 성우 은아(김민주 분), 광고주의 무리한 요구에 쩔쩔매는 박 사장 등 누구나 공감할만한 사연들이 영화 곳곳을 채운다. 충무로 신스틸러들이 총집합한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가 주는 재미도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을 확장하지 못한 단선적인 이야기가 결국 이번 영화의 발목을 잡는다. 대부분의 사건이 녹음실에서 일어나는 이번 영화는 광고주의 갑질과 성우 군단의 갈등을 반복하게 되고, 이에 초반의 신선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잔재미와 유쾌함 역시 초반 흥미를 끄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이 자체를 영화의 동력으로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에피소드들을 눈덩이 굴리듯 굴리며 사건의 키우는 ‘뷰티풀 보이스’는 종종 무리한 연결을 시도하고, 이 빈틈을 단순한 웃음으로 메우려 하면서 전체적인 개연성마저 떨어뜨린다.

결국 ‘뷰티풀 보이스’는 단순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버무려 재미를 만들어내는 저예산 영화의 명확한 장,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이는 관객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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